금통위의 예상을 넘는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난 27일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5.00%에서 4.25%로 대폭 낮춘다고 '깜짝' 발표했지만, 코스피는 장중 등락을 반복하다 연기금의 매수에 겨우 상승세로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5% 넘게 급락했다.

금리인하 효과에 대한 의심과 원/달러 환율 급등에 위축된 투자심리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증시가 극단적인 저평가 상태로 떨어졌다고 하지만 투자심리 회복이 없는 한 반등도 어렵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냉랭한 투자심리와 시장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28일 우리투자증권은 단기적으로는 오는 28~29일 열리는 미국 FOMC 회의에서의 금리인하 여부와 폭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증권사 박성훈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0.25~0.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으며, ECB와 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금리인하에 동참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두번째로 이머징마켓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하락세로 돌아서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박 연구원은 밝혔다. 향후 CDS 프리미엄이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이머징 시장의 붕괴위험이 완화된 것으로 인식돼 투자자들이 다시 주식매수에 나서거나 적어도 대규모 매도는 진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내적으로는 외환시장의 안정 여부와 한은 대책 이후 은행채 금리와 CD금리 등 자금시장의 안정 여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은 수급 불균형과 외환시장 안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봤다.

황금단 연구원은 "연기금 홀로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스마트 머니를 증시에 유인할 촉매제가 필요한데, 외환시장 안정과 건설 및 은행 부문의 추가 조치 발표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오는 11월15일 G20 회담에서 선진국 중앙은행과 통화 스왑라인을 개통해 달러를 직접 공급받는 식의 방안이 보완돼야 한다고 황 연구원은 판단했다.

그는 "일중 주가 변동에 끌려다니기 보다 대외 변수가 개선되면서 정부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 박성훈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된 상황이고 글로벌증시의 하락세도 이어지고 있어 주식시장 반등이 언제 나올지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IMF시절에서나 볼 수 있는 PBR 수준에서 투매에 동참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