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시정연설] 시정연설 뭘 담았나‥"불 끌때는 초기에 충분한 물 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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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확대 의지 강조…공포심 경계
이명박 대통령의 27일 예산안 시정연설은 경기 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재정 지출 확대 및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 불식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금융규제 완화의 필요성,지방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의지를 밝히며 대국민 단합 및 국회의 협조도 호소했다. 대통령이 총리 대독 관행을 깨고 국회에서 직접 시정연설을 한 것은 2003년 이후 5년 만이다.
◆"외환위기는 없다"=이 대통령은 "비상한 각오로 난국을 돌파하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한국에 외환위기는 없다"고 단언했다.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을 받았던 10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금의 외환보유액 규모(9월말 기준 2397억달러)나 4분기 예상되는 경상수지 흑자 등을 감안할 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화 유동성도 대처 가능하며 기업이 흑자 도산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무엇보다 심리적 불안을 잠재우는 데 애쓴 모습이 역력했다. 이 대통령은 "실제 이상으로 상황에 과잉 반응하고 공포심에 휩싸이는 것이야말로 경계해야 할 가장 무서운 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걱정되는 것은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의 침체로 파급되는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불을 끌 때는 초기에 충분한 물을 부어야 단시간에 진화가 가능하다"며 재정 확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선제적이고,충분하며,확실하게' 유동성을 공급해 내수를 활성화하겠다는 약속도 빼놓지 않았다. 금융위기가 실물 부문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경고등이 켜지기 시작한 초반에 이를 잡지 못할 경우 경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발언이다.
◆'비상국회'자세로=이 대통령은 세계 금융체제 개편과정에서 한국의 역할 강화를 재차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이 금융질서 방향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에서 아시아 신흥국의 리더로 한 축을 형성하겠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정파의 차이를 넘어 국익 중심으로,'비상국회'의 자세로 임해주길 간곡히 호소한다"며 정치권의 협조를 요청했다. 또 "품앗이와 십시일반,나아가 위기를 만나면 굳게 뭉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유전자로 지금이야말로 힘과 지혜를 모을 때"라며 대국민 호소에도 나섰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
이명박 대통령의 27일 예산안 시정연설은 경기 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재정 지출 확대 및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 불식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금융규제 완화의 필요성,지방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의지를 밝히며 대국민 단합 및 국회의 협조도 호소했다. 대통령이 총리 대독 관행을 깨고 국회에서 직접 시정연설을 한 것은 2003년 이후 5년 만이다.
◆"외환위기는 없다"=이 대통령은 "비상한 각오로 난국을 돌파하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한국에 외환위기는 없다"고 단언했다.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을 받았던 10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금의 외환보유액 규모(9월말 기준 2397억달러)나 4분기 예상되는 경상수지 흑자 등을 감안할 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화 유동성도 대처 가능하며 기업이 흑자 도산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무엇보다 심리적 불안을 잠재우는 데 애쓴 모습이 역력했다. 이 대통령은 "실제 이상으로 상황에 과잉 반응하고 공포심에 휩싸이는 것이야말로 경계해야 할 가장 무서운 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걱정되는 것은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의 침체로 파급되는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불을 끌 때는 초기에 충분한 물을 부어야 단시간에 진화가 가능하다"며 재정 확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선제적이고,충분하며,확실하게' 유동성을 공급해 내수를 활성화하겠다는 약속도 빼놓지 않았다. 금융위기가 실물 부문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경고등이 켜지기 시작한 초반에 이를 잡지 못할 경우 경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발언이다.
◆'비상국회'자세로=이 대통령은 세계 금융체제 개편과정에서 한국의 역할 강화를 재차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이 금융질서 방향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에서 아시아 신흥국의 리더로 한 축을 형성하겠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정파의 차이를 넘어 국익 중심으로,'비상국회'의 자세로 임해주길 간곡히 호소한다"며 정치권의 협조를 요청했다. 또 "품앗이와 십시일반,나아가 위기를 만나면 굳게 뭉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유전자로 지금이야말로 힘과 지혜를 모을 때"라며 대국민 호소에도 나섰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