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코스피지수 1100P가 무너지는 등 주식시장이 매물폭탄을 맞았다. 이처럼 시장상황은 급박했지만 객장 분위기는 문의전화 한통 없이 조용했다.

22일 코스피지수는 오후들어 일본증시 급락과 유럽은행들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세가 확대됐다.

아울러 IT업종의 펀더멘털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급속히 시장에 반영되면서 대형주와 IT주의 수급상황을 악화시켰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바닥없이 추락하던 코스피지수는 올들어 9번째 사이드카 발동 이후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1130P까지 회복, 낙폭을 줄였다.

개인투자자들은 체념이라도 한 것일까. 각 증권사 객장에서는 쥐죽은 듯 조용한 공포분위기가 연출됐다.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의 객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에 한통의 문의전화도 없다"고 객장 분위기를 전했고, 메리츠증권은 "각 지점 분위기는 쥐죽은 듯 조용하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에도 문의전화가 거의 없었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체념상태에 빠진 것이 아닐까 판단된다"고 우려했다.

신생증권사인 IBK증권 관계자도 "현재 뚜렷한 이유없이 변동성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그런지 고객들은 일단 관망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증시전문가들도 일제히 시장상황을 우려했다.

LIG투자증권 서정광 팀장은 "증시가 1년만에 50% 이상 빠졌는데 이날 급락은 유럽시장에 대한 구제금융 문제와 일본의 지수급락이 장막판 투매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 팀장은 "기관투자가들 역시 방어선을 구축하기에는 여력이 충분한 상황은 아니며, 투자자들 역시 장 상황에 항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도 "유럽은행들이 안전하지 못하단 얘기가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면서 외국인 매도세를 불러왔다"며 "IT업종의 펀더멘털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시장에 빠르게 반영, 대형주과 IT주의 수급상황을 악화시켰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는 "리스크 관리를 상당히 많이 해야되는 상황인데다 그냥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시장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