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크''다이제''에이스' 등 비스킷은 모양과 크기가 다르고 재료도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비스킷 표면에 작은 구멍이 10여개 나 있는 것이다. 비스킷에 구멍을 만든 이유는 뭘까.

비스킷은 밀가루 반죽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계 설비로 반죽 표면에 구멍을 몇 개 뚫는다. 이 구멍은 반죽이 오븐에서 구워질 때 너무 부풀어 올라 터지는 것을 방지한다.

비스킷 모양도 이 구멍이 결정한다. 밀가루의 단백질 성분인 글루텐은 끈기가 있어 열을 가하면 쉽게 부풀어 오르는데,반죽 단계에서 알맞게 구멍을 뚫어 두면 그럴 듯한 모양이 생긴다. 모양이 밋밋한 것보다는 구멍이 있는 게 보기에도 좋다. 비스킷 표면적과 수분 함량에 따라 구멍 수가 달라지는데,비스킷을 납작하게 만들 때는 구멍 수를 늘리고 부풀리고 싶으면 줄이면 된다.

비스킷의 구멍은 식감(食感)을 더 좋게 만들어 주는 기능도 한다. 반죽을 구울 때 구멍을 통해 공기와 수분이 빠져 나가 바삭거리는 느낌을 더하고,쉽게 부서지지 않게 만들어 준다. 게다가 비스킷이 골고루 잘 익도록 도와 맛의 균일성도 높여 준다.

김민우 오리온연구소 비스킷팀 과장은 "각 비스킷 제품 표면에 생긴 구멍은 제품 전체의 모양을 잡아 주는 것은 물론 비스킷의 바삭한 특징을 만드는 공통 분모"라고 설명했다.

'칸쵸' 같은 과자에도 작은 구멍이 뚫려 있다. 이때 구멍은 초콜릿이나 크림 등을 과자 내부에 채우기 위해 노즐이 들어갔다 나온 흔적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