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길 낭떠러지에서 로프 줄 하나에 몸을 맡긴 8명이 암벽에 발을 딛고 점프하면서 우주 유영을 하듯 현란한 동선을 그린다. 흑백 암벽을 배경으로 노랑 빨강 등 원색 옷을 입은 그들의 복장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최근 선보인 LG패션의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lafumakorea.co.kr) 광고의 주요 장면이다.

광고 출연진은 아찔한 수직암벽이나 고층빌딩 외벽에서 숨 막힐 듯한 공연을 펼치는 퍼포먼스 그룹 '반달루프(Bandaloop)'. 안무가 겸 감독인 아멜리에 루돌프가 이끄는 반달루프는 지금까지 전세계 50여만명의 관객에게 진한 감동을 전달했다.

LG패션은 그동안 정복 대상이었던 산을 즐거움과 표현의 장으로 바꾸기 위해 반달루프를 모델로 기용했다. 이미연 LG패션 마케팅실 과장은 "이번에 출시한 라푸마'뮤지컬 라인'은 반달루프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제품"이라며 "반달루프의 폭발적인 에너지 및 예술적 감성이 라푸마와 어우러져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광고가 제작되기까지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공연일정이 2년 후까지 빽빽하게 잡혀 있는 반달루프가 짬을 내기 힘들었던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광고 배경은 영화 '클리프 행어'의 실제 촬영지인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산맥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