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10억원 이상의 고가 미술품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 최경환 의원(한나라당)은 13일 관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점당 10억원 이상인 고가 미술품 수입액이 2003년 623억원(29개 작품)에서 올해는 8월 말까지 4116억원(74개 작품)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점당 5억~10억원의 미술품 수입액도 2003년 167억원(24개 작품)에서 올해 456억원(68개 작품 )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고 점당 3억~5억원대 미술품도 올 들어 52개 작품(195억원)이 수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연도별 미술품 수입총액은 2003년 1005억원,2004년 926억원,2005년 995억원으로 연간 1000억원 안팎이었으나 2006년 2081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7120억원,올해 8월 말까지 5363억원으로 급증했다.

고가 미술품 수입이 늘고 있는 것은 국내 작품값이 단기간 급등한 후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수 컬렉터들이 상대적으로 투자위험이 적은 외국 작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가의 유명 외국 작가의 작품은 이미 국제 시장에서 검증을 받은 데다 수요층도 넓은 만큼 투자가치가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최 의원은 "경기불황 속에서도 고가 미술품 수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일부 '큰손'컬렉터들이 고가 미술품을 투자수단으로 이용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