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 여성 3명 중 1명은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공적인 임신 중절수술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임연구회(회장 이임순)는 여성에게 올바른 피임인식을 알리기 위한 `러브미 캠페인'의 하나로 전국의 가임기 기혼여성 1천209명을 대상으로 피임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33.4%(404명)가 원치 않은 임신에 의한 인공 중절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신체 상태와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피임법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기혼 여성들이 `매우 관계 있다'(71.9%) 또는 `관계 있는 편이다(18.1%)' 라고 응답했지만 특정 피임법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여성은 48%로 절반에 못 미쳤다.

올바른 피임법 선택을 위해 산부인과에서 상담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여성은 84%에 달했지만 정작 피임정보나 도움이 필요할 때 병원을 찾은 여성은 10.3%에 그쳤다.

또한 응답자의 38.5%나 되는 여성들이 인터넷을 통한 정보 검색에 의존하는 것도 특징이었다.

나머지 여성들은 친구 및 동료, 남편 등으로부터 피임 정보를 얻는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여성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피임법과 실제 사용하는 피임법에는 차이가 있었다.

여성들은 가장 효과적인 피임법으로 콘돔, 정관수술, 미레나(자궁내 피임장치인 루프의 한 종류), 먹는 피임약, 루프 등의 순으로 꼽았지만 실제 사용하는 피임법은 콘돔, 질외사정법, 먹는 피임약, 루프 , 정관수술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이임순 순천향대의대 산부인과 교수는 "응답자 절반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콘돔과 질외사정법은 모두 남성 중심의 피임법으로 피임에 대한 여성들의 주체적인 인식 확대가 필요함을 시사한다"면서 "피임실패율이 15%에 이르는 콘돔을 가장 효과적인 피임법으로 꼽은 것도 기혼 여성들조차 피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피임연구회는 올바른 피임문화 정착을 진행 중인 `러브 미(LOVE ME) 캠페인'의 하나로 기혼 여성들의 피임 교육 및 인식 확산을 위해 `전국 엄마 모의고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진행된 '전국 엄마 모의고사'에는 현재까지 3만 여명이 참여했는데 11월 30일까지 러브미 캠페인 홈페이지(www.loveme.or.kr)를 통해 응시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