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종금증권은 13일 한화그룹이 대한생명 지분 21%를 조건부로 매각키로 한 것과 관련, 대한생명의 적정가치에 대한 재평가와 그룹의 재무부담을 낮출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10만원을 유지했다.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 이사회는 지난 10일 보유 중인 대한생명㈜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매각 지분 및 매각 계획 금액은 각각 21.4%와 1조5170억원(주당 1만원)이다. 한화㈜ 10.0%(7100만주), 한화건설㈜ 10.0%(7100만주, 한화 100% 자회사), 한화석화㈜ 1.37%(970만주, 한화㈜의 43% 자회사) 등이다. 다만 조건부 매각 형태로 진행된다. 대우조선해양㈜ 우선협상 대상자로 한화컨소시엄이 결정될 경우 매각이 성사되며 그렇지 않으면 취소된다.

황규원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매각으로 "대한생명㈜ 적정가치 산정을 위한 기준이 마련된다"며 "주당 예상 매각가격 1만원을 고려할 때 대한생명㈜ 전체가치는 7조1000억원이며 한화그룹의 67% 지분가치는 4조8000억원"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2008년 6월말 기준 전체 장부가액 3조4000억원(주당 4800원) 대비 2.1배 수준.

그는 "한화의 적정주가 10만원(대우조선해양㈜ 인수전 탈락 전제) 산정시, 동양종합금융증권에서 추정한 9700원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황 애널리스트는 이번 매각이 한화그룹의 재무부담을 낮출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경영권 훼손없이 대한생명㈜ 지분 20~30%를 처분할 경우 1조5000억~2조원 가량의 현금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2008년 중반부터 1조9000억원 규모의 한화㈜ 차입금 및 6100억원 수준의 한화건설(100% 자회사) 미분양 프로젝트 파이낸싱 지급보증 부담 등이 기업가치 할인요인으로 작용해 왔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