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10명 중 5명은 작년보다 생활 형편이 어려워졌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절반이 넘는 국민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우리 국민은 지금의 형편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경제신문이 창간 44주년을 맞아 중앙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조사 결과 '현재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1.3%가 '아주 행복하다' 또는 '행복한 편이다'라고 답했다. 반면 '행복하지 않다'는 응답은 13.2%에 불과했다.

국민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경제적인 여유보다는 화목한 가정생활과 건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응답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행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화목한 가정'을 꼽았고,4명 가운데 한 사람이 '건강'이라고 답했다. '경제적 여유'라는 응답은 10명 중 한 명에 불과했다. 행복에 있어 경제적인 능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몇 %냐고 묻는 질문에도 응답의 평균은 59%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기에는 '모두가 살기 힘들다'는 생각에 '상대적 빈곤감'이 오히려 줄어들어 체감 행복도가 높게 나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설문은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경제 위기설이 팽배한 상황에서 개인의 행복과 국가 경제에 대해 국민이 실제로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2일과 3일 이틀간 실시했다.

이태명/유승호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