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주식을 담보로 신용투자에 나선 개인들의 담보부족 계좌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담보부족분을 메우지 못한 계좌에 대해 증권사들이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반대 매매도 크게 늘고 있다.

담보부족 계좌란 신용융자로 주식을 산 투자자의 보유주식 가치가 증권사에서 빌린 돈의 140%(담보유지비율) 아래로 떨어진 계좌를 말한다.

예컨대 400만원을 보유한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600만원을 빌려 주식을 사면 총 1000만원어치의 주식을 갖게 되는데,주가 하락으로 주식평가액이 840만원 밑으로 떨어지면 담보부족 계좌가 된다. 이 경우 투자자가 추가 납입해 담보유지비율을 맞추지 못하면 증권사는 해당 주식을 임의로 처분하는 반대매매에 나서게 된다.

또 주가가 더 내려 평가액이 신용융자금인 600만원 밑으로 떨어지게 되면,투자자가 증권사에 빌린 돈을 갚고 난 이후엔 투자원금을 고스란히 날리는 이른바 '깡통 계좌'가 된다.

결국 담보주식과 신용매입분을 합친 주식가치가 16% 이상 떨어지면 담보부족 계좌가 되고,40% 이상 하락하면 깡통 계좌가 되는 셈이다. 현재 주가가 올 연중 최고치보다 40% 이상 하락한 종목이 유가증권 시장에서만 625개나 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적지 않은 깡통 계좌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12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증권사의 하루 반대매매 금액은 최근 2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25일까지만 해도 담보부족에 대한 반대매매가 하루평균 110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 9일엔 205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 8월에 3조원을 웃돌았던 신용융자 잔액이 이달 10일 현재 2조1926억원으로 줄어들었지만 반대매매 금액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주가가 단기급락하면서 담보부족 계좌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A증권의 경우 지난달 25일 11개였던 담보부족 계좌가 이달 10일에는 1363개로 급증했다. 담보부족 금액도 1100만원에서 46억4900만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B증권의 담보부족 계좌는 42개에서 679개로 늘었고 C증권은 71개에서 311개로 증가했다.

한편 증시 급락으로 주가가 액면가에 미치지 못하는 종목들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 110개(전체의 11.85%),코스닥시장 133개(12.74%) 등 243개 종목의 주가가 액면가를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선 C&중공업 아시아나항공 KTB투자증권 등과 서광건설 벽산건설 신성건설 성원건설 한일건설 코오롱건설 성지건설 등 중소형 건설주들이 액면가를 밑돌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ST&I 이노비츠 디에스피 팬텀엔터그룹 에버리소스 한국하이네트 등이 액면가를 밑도는 상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