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조선·에너지' 강력 라인업 구축
한화·현대重 막판 대형악재에 '비상'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포스코와 GS그룹 컨소시엄이 '슈퍼 카드'로 떠올랐다. 유력 주자로 거론되던 이들이 힘을 합침에 따라 자금 동원력과 시너지효과 측면에서 파괴력이 배가됐다는 평가다. 금융계 관계자는 "인수전의 무게중심이 '포스코-GS 컨소시엄'쪽으로 기우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초강력 후보 등장

GS그룹은 9일 이사회를 통해 포스코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확정했다. 포스코 이사회는 10일 열리지만 두 회사가 기본적인 사항에 이미 합의한 만큼 컨소시엄 구성안이 번복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포스코와 GS가 대우조선해양을 공동으로 인수할 경우 다른 후보 기업에 비해 시너지 효과도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포스코는 조선업의 전방산업인 철강 부문에서,GS는 후방산업인 에너지부문에서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철강-조선-에너지'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는 셈이다. 에너지와 철강부문에서 구축한 GS와 포스코의 풍부한 해외 네트워크도 대우조선해양의 수주를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컨소시엄 구성은 그동안 지적돼 온 포스코와 GS그룹의 약점도 상당 부분 해소할 전망이다. 포스코는 후판(厚板)의 안정적인 공급 외에는 별다른 시너지 효과가 없다는 비판을 받았고 GS그룹은 자금 동원력에 의문부호가 따라다녔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이날 한·일 재계 간담회 환영 만찬을 마치고 나오며 "(GS와) 오래전부터 같이 고민해왔으며 이제 그 여정을 끝냈다"며 "일을 도모하는 것은 사람이지만 성사 여부는 하늘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경영 어떻게

포스코와 GS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지분을 50 대 50으로 나눠 갖기로 했다. 가칭 '공동경영위원회'를 구성해 이사회 멤버를 동수로 구성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세부적인 경영관리 원칙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이후에 조율할 방침이다. GS그룹 관계자는 "GS칼텍스를 통해 그동안 공동경영에 대한 노하우를 많이 쌓아왔다"며 "두 기업이 하나의 회사를 제대로 경영하겠느냐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GS그룹은 미국 셰브론과 50 대 50의 비율로 GS칼텍스를 공동 경영하고 있다.

포스코와 GS그룹이 공동전선을 펴기로 함에 따라 각자 준비하던 투자자 확보 방안도 상당폭 조정될 전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동안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SK에너지와 대한해운 등을 검토대상에 올렸지만 이번 컨소시엄 타결로 이들 기업은 배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GS그룹도 우선 순위가 낮은 재무적·전략적 투자자 순으로 정리할 방침이다.

◆막판 뒤집기 가능할까

포스코와 GS그룹의 '동거'는 현대중공업과 한화 입장에서는 '대형 악재'다. 따로 떼어 놓아도 쉽게 이기기 벅찬 상대가 서로 손을 잡아 버렸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현대중공업과 한화도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두 회사는 일단 부인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포스코와 GS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경영권이 불분명한 50 대 50의 합자 회사로는 오히려 강력한 투자를 끌어낼 수 없을 것"이라며 "한화 입장에서는 개의치 않고 본래 인수 전략대로 입찰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단독 입찰에 대한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본입찰은 오는 13일 마감되며 우선협상대상자는 24일께 정해질 전망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