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위 감사받던 산단공 임원, 화장실 따라가 막말에 담뱃갑 던져

9일 국회 지식경제위에서는 피감기관 산하 단체 임원이 자신을 비판한 국회의원에게 막말과 함께 담뱃갑을 던진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은 최철국 민주당 의원이 감사에서 한국산업단지공단 소속 A본부장의 승진 인사를 문제삼은 게 발단이 됐다. 최 의원은 "A 본부장이 지역본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2년반 동안 부하 직원이 5억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면서 "회계장부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일을 2년 넘게 방치한 것은 관리를 소홀히 한 A본부장의 책임으로 이런 사람을 주요 본부장으로 영전시킨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분노한 A본부장은 최 의원이 국감장을 떠나길 기다렸다가 화장실에 간 최 의원을 따라가 불만을 쏟아냈다.

A본부장은 자신이 경남지역에 연고가 있고 최 의원이 경남 유일의 민주당 지역구 의원(김해)이라는 점을 감안한 듯 다짜고짜 "그래,너 나중에 지역에 가서 보자"고 목청을 높였다. 당황한 최 의원이 주춤하는 사이 A본부장은 손에 들고 있던 담뱃갑을 던지고 라이터를 바닥에 내팽개쳤다.

화장실을 나와서도 A본부장은 "내 모가지 잘라라"고 고함을 질렀고 최 의원은 "무슨 이런 사람이 다 있나"며 맞받았다. 두 사람의 실랑이는 주변에 있던 산단공 직원들과 국회 보좌진이 말리면서 진정됐다. 국회 경위과는 A본부장의 신병을 확보해 경찰에 넘겼고 이 본부장은 영등포경찰서에서 협박과 폭행,공무방해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사건 직후 회의를 가진 지경위는 산단공에 대한 감사를 중단했다. 의원들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기관의 기강해이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사과를 요구했고 박봉규 산단공 이사장은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오후 특허청 감사에서도 의원들의 사과 요구가 빗발치자 이윤호 지경부 장관이 직접 출석해 "일어나서도 안 되고 일어날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나 죄송하다"면서 "이번 사태를 일으킨 해당 본부장에 대해선 최대한 내릴 수있는 중징계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노경목/이관우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