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사 개점휴업 … 車판매 줄어 할부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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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가뭄에 영업도 위축
"이번 달부터는 실적이 나빠져도 좋으니 거래처와 고객들한테 주던 인센티브도 줄이라고 하는군요. "
A캐피털 회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담당 영업사원인 김씨는 최근 본사로부터 무리한 영업에 나서지 말고 고객에 대한 신용 심사도 예전보다 까다롭게 하라는 지침을 받았다고 8일 말했다. 캐피털사 영업사원들은 주로 자동차 대리점을 상대로 영업 활동을 하는데,할부 수수료 분할 비율 등을 정할 때 너무 좋은 조건을 제시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연체 위험이 있어 보이는 고객에게는 할부를 허용해 주지 말라는 지시였다.
김씨는 "가뜩이나 자동차 판매가 안돼 할부금융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없었는데 신용 심사마저 엄격하게 하라니 앞으로 할 일이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캐피털 업계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경기 침체와 자동차 내수 판매 부진으로 주 수익원인 자동차 할부 금융 취급고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매달 10만~11만대에 이르던 자동차 판매 대수는 8월 8만911대,9월 7만8585대로 급감한 상태다.
김인성 여신금융협회 여신금융부 팀장은 "캐피털사의 경우 자동차 할부금융 비중이 전체 매출의 80~90%에 이를 만큼 절대적"이라며 "자동차가 잘 안 팔리면 자동차 회사보다 더 큰 타격을 받는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의도적으로 할부금융 영업을 축소하는 곳마저 생겨나고 있다. 시중 금리가 급등하고 유동성이 부족해진 탓이다. 캐피털사들이 발행하는 회사채 금리는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연 7%대 초반(3년 만기 A+등급 기준)에서 움직였으나 지금은 연 8%대 후반까지 올라갔다. 국내 캐피털사 중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현대캐피탈도 지난 7일 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연 8.19%의 높은 금리에 발행했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 조달이 원활히 돼야 돈을 회전시켜 할부 영업을 할 수 있는데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즘에는 차라리 할부 상품 판매를 줄이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실제로 B캐피털사는 이달부터 매출 규모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줄이기로 했고 업계 중ㆍ하위권 업체들은 사실상 자동차 할부금융 영업을 중단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금리가 높은 것도 문제지만 시중에 돈 자체가 없어 큰 일"이라며 "대기업이나 대형 은행 계열 캐피털사의 경우 높은 금리를 주고라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중ㆍ소형 업체는 아예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이번 달부터는 실적이 나빠져도 좋으니 거래처와 고객들한테 주던 인센티브도 줄이라고 하는군요. "
A캐피털 회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담당 영업사원인 김씨는 최근 본사로부터 무리한 영업에 나서지 말고 고객에 대한 신용 심사도 예전보다 까다롭게 하라는 지침을 받았다고 8일 말했다. 캐피털사 영업사원들은 주로 자동차 대리점을 상대로 영업 활동을 하는데,할부 수수료 분할 비율 등을 정할 때 너무 좋은 조건을 제시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연체 위험이 있어 보이는 고객에게는 할부를 허용해 주지 말라는 지시였다.
김씨는 "가뜩이나 자동차 판매가 안돼 할부금융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없었는데 신용 심사마저 엄격하게 하라니 앞으로 할 일이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캐피털 업계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경기 침체와 자동차 내수 판매 부진으로 주 수익원인 자동차 할부 금융 취급고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매달 10만~11만대에 이르던 자동차 판매 대수는 8월 8만911대,9월 7만8585대로 급감한 상태다.
김인성 여신금융협회 여신금융부 팀장은 "캐피털사의 경우 자동차 할부금융 비중이 전체 매출의 80~90%에 이를 만큼 절대적"이라며 "자동차가 잘 안 팔리면 자동차 회사보다 더 큰 타격을 받는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의도적으로 할부금융 영업을 축소하는 곳마저 생겨나고 있다. 시중 금리가 급등하고 유동성이 부족해진 탓이다. 캐피털사들이 발행하는 회사채 금리는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연 7%대 초반(3년 만기 A+등급 기준)에서 움직였으나 지금은 연 8%대 후반까지 올라갔다. 국내 캐피털사 중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현대캐피탈도 지난 7일 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연 8.19%의 높은 금리에 발행했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 조달이 원활히 돼야 돈을 회전시켜 할부 영업을 할 수 있는데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즘에는 차라리 할부 상품 판매를 줄이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실제로 B캐피털사는 이달부터 매출 규모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줄이기로 했고 업계 중ㆍ하위권 업체들은 사실상 자동차 할부금융 영업을 중단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금리가 높은 것도 문제지만 시중에 돈 자체가 없어 큰 일"이라며 "대기업이나 대형 은행 계열 캐피털사의 경우 높은 금리를 주고라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중ㆍ소형 업체는 아예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