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와 LED(발광다이오드) 사업을 차세대 친환경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 "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달 11일 정부가 주최한 그린에너지 발전전략보고회에서 "향후 LG그룹은 친환경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전자,화학 등 기존의 사업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구 회장의 '친환경 녹색사업'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지난 6월 말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에 1100억원을 투자해 단일 규모로는 국내 최대인 순간 발전용량 14㎿ 태양광발전소를 짓고 상업발전을 개시했다. 이 발전소는 ㈜LG가 100%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 LG솔라에너지가 완공했다. LG솔라에너지는 여기서 생산된 전기를 한전에 킬로와트(㎾) 당 677원에 판매,연간 13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그룹은 최근 LG화학,LG전자,LG솔라에너지 등 계열사별로 원재료 생산부터 발전소 건설까지 역할 분담을 확정해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LG화학이 태양전지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만들고 이를 실트론이 받아 웨이퍼로 만든다.

LG전자가 웨이퍼를 가공해 태양전지 셀과 모듈을 제작한다. LG CNS는 태양광발전소 사업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최종적으로 LG솔라에너지가 태양광발전소의 건설과 운영을 담당한다.

차세대 조명으로 불리는 LED 사업은 LG이노텍을 통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LED는 양과 음의 전기적 성질을 지닌 두 화합물이 접합해 전기가 흐르면 빛이 발생하는 반도체다. 전기 에너지의 90%가 빛으로 바뀌기 때문에 40% 정도가 전환되는 형광등에 비해 효율이 높다. LG그룹은 2012년까지 LED 분야에 총 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가솔린을 대신할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지,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 등도 LG그룹의 차세대 사업으로 꼽힌다. LG화학은 현대ㆍ기아자동차가 2009년 하반기 국내 최초로 양산 예정인 하이브리드카에 장착될 리튬 폴리머전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열을 활용한 냉난방 시스템은 LG전자가 개발해 건설업체들에 공급하게 된다.

타깃 시장을 넓히는 것도 미래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LG그룹 전략 중 하나다. LG그룹의 첫 공략 포인트는 IBSA(인도ㆍ브라질ㆍ남아공) 지역이다. 디지털 TV,휴대폰,PC,석유화학 제품,건축자재 등의 분야를 집중 공략해 2010년까지 이 지역에서 120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LG그룹은 신흥시장에 R&D(연구ㆍ개발),생산,판매,서비스,인재채용 등 모든 분야에서 철저한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LG그룹은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해당 지역의 문화와 정서를 고려한 브랜드 마케팅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중동ㆍ아프리카 지역의 '헬스케어 캠페인'이 대표적인 사례다. '헬스케어 캠페인'은 대규모 건설붐과 교통량 증가,모래바람 등으로 중동지역 공기오염이 심각하다는 사실에 착안한 마케팅 방식이다.

중ㆍ남미 지역의 '가라오케 마케팅',러시아의 'LG 페스티벌' 등도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LG만의 고유한 브랜드마케팅 활동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