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들이 최근 금융위기로 인해 절약 상품 구매를 늘리고 있어 관련 상품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코트라의 '미 금융위기 속에서 뜨는 상품'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웰빙보다는 가격 중심으로 바뀌고 있어 대체재를 고려한 절약상품 위주의 상품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갑이 얇아진 미국 소비자들이 더 싼 제품을 찾고자 하는 성향이 대세를 이루고,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월마트,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 할인매장의 매출이 늘고 있다.

반면 백화점은 매출액이 줄었다.

8월 기준으로 작년 동기 대비 코스트코와 월마트의 매출이 각각 9%, 3% 증가한데 반해 노드스트롬, 제이씨 페니와 같은 백화점의 매출은 각각 8%와 5% 감소했다.

대형 할인매장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자사 브랜드를 부착한 스토어 브랜드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월마트의 자사 스토어 브랜드 제품 매출은 40% 증가했다.

한편 조금이라도 더 싼 제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커지면서 절약 노하우를 제공하는 온라인 사이트도 호응이 크다.

대표적인 사이트인 세이빙 넛(www.savingnut.com)의 경우 최근 들어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20% 증가했다.

에너지 관련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제품도 인기다.

근거리 직장인을 대상으로 스쿠터와 전기자전거가 큰 인기를 끌면서 올해 8월까지 이탈리아 업체 피아지오의 미국 내 스쿠터 판매실적은 작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아마존닷컴이 7월에 판매한 전기자전거 매출액은 작년보다 60배나 늘었다.

식료품 구매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제품도 상종가다.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한동안 외면 받던 스팸은 올해 들어 두 자리 숫자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값비싼 육류의 대체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샌드위치 재료였던 칠면조의 자리를 땅콩버터가 대신하면서 땅콩버터 매출 역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머니가 가벼워진 미국 소비자들이 손톱을 손질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방문하던 네일 살롱 방문횟수를 줄이면서 관련 업계의 매출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직접 손톱을 손질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면서 가정용 손톱손질 도구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트라 관계자는 "미국 경기가 회복되는데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돼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이 웰빙보다는 가격 중심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인들의 구매패턴 변화를 고려해서 대체상품을 개발하는 등 미국시장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