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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환시장 패닉] 中企 생사기로에 … "환율폭탄에 돈줄까지 말라 10곳중 1곳 올해 못넘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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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로는 반월 시화공단 업체 중 10%는 3개월도 버티기 힘듭니다. "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한 7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일대 반월ㆍ시화공단.공장매매,폐업 컨설팅 등의 현수막들이 어지럽게 걸려 있는 골목길을 지나 화공약품 업체인 E사 공장에 들어서자 회사 대표 H씨(44)는 "외환위기 직전 창업해 10년 넘게 회사를 운영했지만 이번처럼 어려운 적이 없었다"며 연신 줄담배를 피워댔다. 이 회사는 그동안 외국산에 의존했던 주석 약품 제조 기술을 국산화해 반도체 칩 부품과 커넥터,인쇄회로기판(PCB)업체 등에 납품해 지난해 30억원의 매출과 3억원의 순익을 냈다. 하지만 올해는 고스란히 적자로 돌아설 형편이다. 갑작스레 폭등한 환율 탓에 수그러들 듯하던 원자재 수입비용이 되레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환율이 이렇게 뛸 줄은 몰랐어요. 6개월 전만 해도 40피트 컨테이너 하나에 2000만원이었던 원재료 가격이 4800만원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며 "국제경기가 심상치 않아 앞으론 대기업들의 주문도 줄어들까봐 살얼음을 걷는 기분"이라고 하소연했다.

    중소제조업체의 메카인 경기도 반월ㆍ시화공단 제조업체들이 환율과 금리폭등,경기침체라는 '삼각파고'에 휩싸인 채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시화공단 아파트형 공장에서 연필 등 내수용 문구제품을 생산하는 W문구.이 회사는 최근 중국의 한 업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이 회사 H 대표(53)는 "자기네도 상황이 워낙 힘들어 원료단가를 5% 정도 올려달라는 요구였다. 자재는 이미 들어왔는데,생산을 할지 말지 고민이 크다"고 밝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금줄까지 씨가 말라버린 상황이다. 하반기 들어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극도로 꺼린 탓이다. H 대표는 "대출 자체가 완전히 끊긴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은행들이 자금회수에 앞다퉈 나서고 있어 외통수에 몰린 느낌"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는 그래도 상황이 좋은 편에 속한다. 중견 도금업체인 W전자는 지난 6월 공장과 도금설비 전부를 매물로 내놓았다. 금값이 한 달 사이 g당 1만7000원 안팎에서 2만7000원까지 폭등한 탓이다. 금은 도금원가의 80%를 차지하는 핵심원료.생산할수록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 공장을 처분키로 한 것이다. 하지만 4개월째인 현재까지 부동산 업체 두 곳만 공장을 보러왔을 뿐이다. 회사 관계자는 "매수세가 완전히 실종돼 사실상 매각을 포기한 상태"라며 한숨을 쉬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반월ㆍ시화 중소 제조업체들에 전동공구와 볼트 베어링 등 소모부품 등을 공급하는 인근 지원업체들의 상황도 매출이 30~40%씩 줄어드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안전모와 작업복 등을 판매하는 U사 관계자는 "경기가 안좋으면 소모품은 줄이더라도 안전용품은 큰 변동이 없는데 요즘은 이것도 줄고 있다"며 "하루 70만~80만원하던 매출이 20%가량 떨어졌다"고 말했다.

    반월 시화공단 업체들의 모임인 서부산단 선도경영인협회 정진택 회장(한국 몰렉스 대표)은 "도산지경에 이르렀다고 하소연하는 업체들의 전화가 평소보다 2배는 늘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고환율과 고금리 사태가 장기화되면 반월시화공단은 물론 국내 제조업기반이 붕괴되고 자동차 조선 등 주요 핵심수출산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정부의 확고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안산=이관우/임기훈 기자/김주영/채상원(인턴)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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