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8일자) 금융위기 정교한 정책대응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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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비관, 즉흥적 대처 금물
경상적자 기조 탈피가 근본 해법
내수침체 선제적 조치 강구할 때
미국 의회의 구제금융법안 통과로 한숨 돌리는가 했더니 그것도 잠시였을 뿐 세계 금융시장은 다시 깊은 혼돈 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으로, 아시아와 기타 신흥국가들로 전염병처럼 급속히 퍼져나가며 전 세계가 유동성 위기에 휩싸인 형국이다. 우리만 하더라도 주식시장은 속절없이 내려앉고, 환율은 그 끝이 어디인지를 짐작키 어려울 만큼 시장의 불안감이 증폭(增幅)되고 있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훗날 경제학자들이 지금의 시기를 어떻게 규정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지난 세기 대공황 이후 세계경제가 최대의 위기국면에 직면한 것만은 틀림없다. 각국이 국제적 공조를 모색하거나 저마다 위기극복에 골몰하고 있는 것은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기다.
사태의 발단이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였음은 굳이 설명할 것도 없다. 저금리, 과잉유동성을 업고 팽창하던 미 주택부문에서 버블이 꺼지면서 모기지 회사들의 부실이 시작됐고, 수많은 파생상품에 의해 엮인 투자은행 헤지펀드 등으로 그 파장이 확산됐다. 미국, 유럽 통화당국들이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마치 블랙홀처럼 자금이 빨려들어가면서 신용위기는 오히려 증폭됐다. 급기야 미국은 구제금융을, 유럽은 예금과 금융시스템 보호 조치들을 각각 강구하면서 금리인하 등에서 공조(共助)를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미 서브프라임모기지에 직접적으로 관련없는 나라들조차도 신용위기의 충격에 빠져들었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앞다퉈 투자자금을 빼내가면서 어느 나라 할 것없이 주식과 외환시장이 극심하게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전파되고 있는 경위다.
주목해야 할 것은 앞으로 과연 이 사태가 어디까지 번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금이 최대의 위기국면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주요국들이 신속하고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는 점은 다행스럽다. 이 때문에 과거와 같은 대공황을 예견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걱정은 금융위기가 실물부문으로 전이되고 있는 점이다. 자산가치와 원자재값 하락이 가시화되고 소비위축이 예상되면서 이젠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경제가 침체로 이어지고 유럽 또한 기대할 게 없다면 세계경제의 침체는 불가피하다. 이리 되면 수출로 성장을 해 왔던 아시아 국가들도 타격을 입을 게 자명하다. 사실 이번 금융위기는 중국 등의 과도한 경상흑자와 미국의 과도한 경상적자로 대비되는 글로벌 불균형과 무관치 않다. 이런 불균형의 해소라는 관점에서 보면 아시아 국가들은 향후 내수로 성장동력을 보완하지 않으면 침체가 길어질 우려도 없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위기를 헤쳐나갈 것인가. 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 정교한 정책적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정책당국자들의 말도 온탕, 냉탕을 왔다갔다 해서는 안된다. 시장에 신뢰를 줄 만큼 무게가 있어야 한다. 당장은 외환위기 당시를 방불케 하는 환율불안부터 진정(鎭靜)시키는 게 급선무다.
생각해 보면 외환시장의 개방,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외국인의 높은 비중 등 우리 환율시장은 외부환경에 따라 요동칠 요인들을 안고 있었다. 더구나 경상수지 적자까지 예상되었던 터다. 내부의 환율불안 요인을 해소하면서 외화유동성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내 가용외화를 금융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과감한 유인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근본적으로는 경상수지 적자 탈피를 위한 각고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실물부문의 침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도 절실하다. 미국경기의 침체로 벌써부터 주력산업들의 수출이 위축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내수가 안전판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 우리 경제는 상당히 어려운 국면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미 주식,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소비심리는 극도로 위축(萎縮)되기 시작했고, 중소기업들은 유동성 걱정에 투자는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다. 이대로 가면 내수도, 일자리도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안정, 물가불안 요인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금리인하를 포함한 통화정책의 유연한 대응, 재정의 적기지출 등 비상한 내수촉진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될 때다.
경상적자 기조 탈피가 근본 해법
내수침체 선제적 조치 강구할 때
미국 의회의 구제금융법안 통과로 한숨 돌리는가 했더니 그것도 잠시였을 뿐 세계 금융시장은 다시 깊은 혼돈 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으로, 아시아와 기타 신흥국가들로 전염병처럼 급속히 퍼져나가며 전 세계가 유동성 위기에 휩싸인 형국이다. 우리만 하더라도 주식시장은 속절없이 내려앉고, 환율은 그 끝이 어디인지를 짐작키 어려울 만큼 시장의 불안감이 증폭(增幅)되고 있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훗날 경제학자들이 지금의 시기를 어떻게 규정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지난 세기 대공황 이후 세계경제가 최대의 위기국면에 직면한 것만은 틀림없다. 각국이 국제적 공조를 모색하거나 저마다 위기극복에 골몰하고 있는 것은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기다.
사태의 발단이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였음은 굳이 설명할 것도 없다. 저금리, 과잉유동성을 업고 팽창하던 미 주택부문에서 버블이 꺼지면서 모기지 회사들의 부실이 시작됐고, 수많은 파생상품에 의해 엮인 투자은행 헤지펀드 등으로 그 파장이 확산됐다. 미국, 유럽 통화당국들이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마치 블랙홀처럼 자금이 빨려들어가면서 신용위기는 오히려 증폭됐다. 급기야 미국은 구제금융을, 유럽은 예금과 금융시스템 보호 조치들을 각각 강구하면서 금리인하 등에서 공조(共助)를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미 서브프라임모기지에 직접적으로 관련없는 나라들조차도 신용위기의 충격에 빠져들었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앞다퉈 투자자금을 빼내가면서 어느 나라 할 것없이 주식과 외환시장이 극심하게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전파되고 있는 경위다.
주목해야 할 것은 앞으로 과연 이 사태가 어디까지 번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금이 최대의 위기국면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주요국들이 신속하고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는 점은 다행스럽다. 이 때문에 과거와 같은 대공황을 예견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걱정은 금융위기가 실물부문으로 전이되고 있는 점이다. 자산가치와 원자재값 하락이 가시화되고 소비위축이 예상되면서 이젠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경제가 침체로 이어지고 유럽 또한 기대할 게 없다면 세계경제의 침체는 불가피하다. 이리 되면 수출로 성장을 해 왔던 아시아 국가들도 타격을 입을 게 자명하다. 사실 이번 금융위기는 중국 등의 과도한 경상흑자와 미국의 과도한 경상적자로 대비되는 글로벌 불균형과 무관치 않다. 이런 불균형의 해소라는 관점에서 보면 아시아 국가들은 향후 내수로 성장동력을 보완하지 않으면 침체가 길어질 우려도 없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위기를 헤쳐나갈 것인가. 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 정교한 정책적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정책당국자들의 말도 온탕, 냉탕을 왔다갔다 해서는 안된다. 시장에 신뢰를 줄 만큼 무게가 있어야 한다. 당장은 외환위기 당시를 방불케 하는 환율불안부터 진정(鎭靜)시키는 게 급선무다.
생각해 보면 외환시장의 개방,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외국인의 높은 비중 등 우리 환율시장은 외부환경에 따라 요동칠 요인들을 안고 있었다. 더구나 경상수지 적자까지 예상되었던 터다. 내부의 환율불안 요인을 해소하면서 외화유동성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내 가용외화를 금융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과감한 유인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근본적으로는 경상수지 적자 탈피를 위한 각고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실물부문의 침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도 절실하다. 미국경기의 침체로 벌써부터 주력산업들의 수출이 위축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내수가 안전판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 우리 경제는 상당히 어려운 국면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미 주식,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소비심리는 극도로 위축(萎縮)되기 시작했고, 중소기업들은 유동성 걱정에 투자는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다. 이대로 가면 내수도, 일자리도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안정, 물가불안 요인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금리인하를 포함한 통화정책의 유연한 대응, 재정의 적기지출 등 비상한 내수촉진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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