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수출입 기업은행 등 3개 국책은행이 10억달러 규모의 외화 차입에 긴급히 나서면서 외화유동성 문제를 완화시킬 소방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유럽계 은행 등을 대상으로 3억달러 규모의 차입을 준비 중이다. 산은 관계자는 "현재는 공모 방식의 자금 조달이 막혀있는 상황"이라며 "평소 거래관계를 유지해 온 소수 유럽계 은행들로부터 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은 일단 연말까지 3억달러를 차입한다는 계획이지만 미국 정부가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안을 실행에 옮겨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4억달러 이상 조달도 염두에 두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에 앞서 지난달 거래은행으로부터 차입과 머니마켓에서의 단기 유가증권 발행 등의 방식으로 5억2000만달러를 조달했었다.

지난달 만기 6개월로 6400만달러를 차입했던 수출입은행은 이달 중 3억∼5억달러 규모의 사모사채 발행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외화 기업어음(CP) 방식으로 2000만유로를 조달했던 기업은행은 조만간 1억달러 차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책은행들이 이처럼 달러 차입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정부의 독려 때문이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이날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상대적으로 사정이 좋은 국책은행들이 신디케이티드론(Syndicated loan) 등을 통해 해외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