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명품 편의 서비스'로 고객 모시기


지난 3일 연휴를 맞아 힐튼 남해호텔을 찾은 정은선씨(32)는 남편과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창밖으로 바다가 펼쳐지는 '디럭스 플러스 스위트룸'(171㎡·52평형)에 여장을 푼 정씨는 곧바로 호텔 측이 제공한 BMW 컨버터블 '뉴650i'를 타고 시원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남해섬 해안도로를 일주했다. 그는 "패키지 가격이 69만9000원(1박,세금·봉사료 별도)으로 좀 비쌌지만 모처럼 신혼여행 분위기를 냈다"고 즐거워했다.

이처럼 명차 시승에서 객실 내 최고급 명품 소모품까지,국내 특급호텔들이 '이곳만의 서비스'를 내건 '어메니티(amenity)' 경쟁이 뜨겁다. 어메니티란 고객에게 편의와 즐거움을 주기 위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나 설비를 의미한다.

◆호텔에 묵으면 포르쉐까지 시승

특급호텔들은 드라이브하기 좋은 가을을 맞아 최고급 외제차를 빌려주는 럭셔리 패키지를 앞다퉈 내놨다. 힐튼 남해호텔의 '파인 드라이빙 패키지' 외에도 하얏트 리젠시 제주는 다음 달 2일까지 '포르쉐 프리미엄 익스피어리언스'(40만5000원부터)를 진행한다. 리젠시클럽 이상의 객실에 묵으면 포르쉐 '박스터S'와 '911 카레라 S2 카브리올레(사진)'를 최대 4시간(150㎞)까지 탈 수 있다. 호텔 관계자는 "제주 해안도로를 달리는 묘미에 30,40대는 물론 20대 고객들의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서울 신라호텔이 최근 내놓은 '에코 패키지'(주중 21만원·주말 19만원)에는 렉서스 차량이 포함돼 있다. 패션소품인 '에코백'을 무료로 주고 이용 고객 중 매달 2명을 추첨,렉서스 하이브리드카 'RX400h'를 3박4일간 제공한다.

◆명품 아로마까지

객실에 샴푸 로션 등 기본 소모품만 구비했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한층 럭셔리하고 웰빙 요소까지 가미한 어메니티 소모품도 등장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그랜드클럽 객실과 모든 스위트룸에 영국 왕실에 납품하는 아로마 브랜드 '아로마테라피 어소시에이트'를 비치했다. 샴푸 컨디셔너 보디워시 보디로션 등 4종류가 있으며 짙은 나무향으로 숲속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고 호텔 측은 소개했다.

W 서울 워커힐호텔은 252개 전 객실에 스파 브랜드 '블리스'의 샴푸 샤워젤 등 6종을 제공한다. 할리우드 배우 제니퍼 로페즈 등이 애용해 입소문을 탄 이 제품은 해초 추출물로 만들어 피부 보습·재생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얏트 리젠시 제주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불가리' 제품으로만 어메니티를 구성해 인기를 끌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어메니티가 한번 제공하면 끝나는 소모품에서 탈피해 고객이 호텔을 선택하는 잣대로까지 작용하면서 샤워용품은 물론 고급 수입차까지 그 범위와 품격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장성호/최진석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