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하락 절반 수준.국제공조도 가능

최근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대공황 이래 최악"(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이긴 하지만,세계화의 진전으로 약 80년 전 세계 대공황(Great Depression) 때와는 다를 것이라고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이 6일 보도했다.

◆주가하락률과 실물경제 전이속도에 차이

1929년 10월 대공황은 부동산 과열과 자동차 등의 기술진보를 과대평가한 주가거품 등이 터지면서 발생했다. 1929년 9월 다우지수는 381포인트였지만 10월29일의 '검은 화요일'에는 하룻동안 주가가 12% 급락했다. 이후에도 불안은 지속돼 1930년 말 다우지수는 정점 때에 비해 60% 폭락했다. 이번 위기의 경우 구제금융법이 미 하원에서 부결된 지난달 29일 다우지수는 777포인트 떨어져 사상 최대 하락폭을 보였지만 하락률은 6.98%에 그쳤다. 약 1년 전의 정점과 비교해도 현재까지의 하락률은 27% 정도다.

대공황 시대는 금융위기가 서서히 실물경제를 좀먹었다. 1929년부터 경기가 바닥을 친 1933년까지 약 3년에 걸쳐 미국의 국민총생산(GNP)은 30% 가까이 줄었다. 실업률은 2.9%에서 25%까지 상승했다. 이후 다시 경기악화 국면이 1938년까지 이어졌다. 최근엔 금융위기 영향이 상당히 빨리 실물경제에 파급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이나 인도 러시아 등이 선진국의 부진을 메워주고 있다.

◆국제 공조에도 차이

대공황 시대 미국은 중앙은행의 달러화 공급이 금 보유량에 따라 결정하는 금본위제 체제였다. 따라서 유동성 공급과 금리 인하 등 정책 대응이 쉽지 않았다. 예금자보호제도도 없어 예금자 불안이 확산돼 금융회사의 연쇄파탄이 이어졌다. 지금은 재정이나 금융면에서 좀 더 다양한 정책 대응이 가능하다.

국제적 공조 체제도 크게 바뀌었다. 지금은 G7(주요 7개국) 재무장관 회의나 정상회담 등을 통해 금리인하나 외환시장 개입 등 국가 간 공동대책이 강구되고 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