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1층 와인 레스토랑 '바인'은 매주 월요일과 토요일에는 손님이 들고 온 와인을 마시는 것을 허용한다. 물론 식사를 주문할 때 얘기이지만 와인 잔을 제공하고 코르크 마개도 따주는 등 무료 서비스를 한다.

가뜩이나 비싼 와인을 레스토랑에서 주문할 때면 왠지 바가지 쓰는 기분이 든다. 이런 고객들의 불만을 감안,'코키지(corkage)'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스토랑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키지란 손님이 와인을 들고 갔을 때 와인 잔 등을 준비해주는 대가로 식당에 지불하는 비용이다.

잘만 찾아보면 '바인'처럼 코키지 차지(charge)가 요일별로 아예 무료인 곳도 꽤 있다. 특급호텔 중에서는 롯데ㆍ웨스틴조선ㆍ메이필드가 와인을 가져가 마시기에 부담이 없다. 웨스틴조선호텔의 와인 레스토랑 '베키아 에 누보'는 주말(토ㆍ일)에 한해 무료로 코키지 서비스를 제공하며,김포공항 인근 메이필드호텔 '라페스타'도 주말 한 병에 한해 코키지가 공짜다.

다른 특급호텔들도 코키지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고객의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 코키지 차지로 와인 가격의 30%를 받는 탓이다. 그것도 시중 가격의 2~3배인 레스토랑 판매 가격 기준이다. 웨스틴조선이나 메이필드 호텔도 평일에는 와인 가격의 30%를 물린다. 예컨대 레스토랑에서 100만원짜리 와인을 들고 가 마시려면 30만원을 내야 한다. 아직도 호텔들은 코키지를 '외부에서 반입하는 음식ㆍ음료를 막기 위한 제도'로 여기기 때문이다.

일반 레스토랑들은 공짜로 와인 반입을 허용하는 경우가 드물고 대개 병당 1만~5만원에 코키지 서비스를 한다. 서울 강남 일대 '그란구스또'와 '미피아체'는 병당 3만원씩을 받고,'까사델비노'에서는 10만원 이하 와인에 2만원,10만~20만원짜리는 4만원,20만원 이상은 6만원을 내면 된다. 강북의 삼청동 '로마네꽁티'와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미세스마이'는 병당 2만원이면 와인을 가져가 마실 수 있다. 홍대 인근의 와인 레스토랑 '그릴오'는 2만5000원,'알라또레'는 2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코키지 서비스를 받을 때는 몇 가지 에티켓이 있다. 먼저 예약할 때 코키지가 가능한지 반드시 확인하고,특별한 와인이라면 소믈리에도 한 모금 맛보도록 배려하는 게 좋다. 또 한 병 정도는 레스토랑에서 주문해 마시는 것도 매너다.

박동휘 기자/김주영/장미향 인턴(한국외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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