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를 위한 하이엔드 가전 브랜드로서 뱅앤올룹슨의 철학과 가치는 유지하지만 급변하는 테크놀로지 시대에 맞게 더 많은 사람들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글로벌 기업의 입지를 다져 나갈 것입니다. "

덴마크 명품 가전업체 뱅앤올룹슨의 칼 크리스티안 흐비트 닐센 신임 회장(44)은 3일 본지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레고,로열코펜하겐과 함께 덴마크 3대 기업으로 꼽히는 뱅앤올룹슨은 소니 삼성전자 등 가전 브랜드와 에르메스 샤넬 등 명품 브랜드의 교집합에 해당하는 독특한 포지셔닝으로 세계 가전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ㆍ유럽의 경기 침체 여파로 실적이 나빠지면서 지난 8월 CEO(최고경영자)가 교체되기도 했다. 이렇게 '구원투수'로 등장한 인물이 글로벌 음향기기 업체 '브뤼엘 & 케아'에서 6년간 CEO를 지낸 닐센 회장이다.

닐센 회장은 "명품 시장은 다른 시장에서 비해 견고하기 때문에 큰 위기는 닥치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경기 침체 속에서 지난해 유일하게 2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인 아시아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국 시장에 대해 "TV를 중심으로 최상위 소비층을 공략하고 휴대용 오디오,MP3 같은 소형 가전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뱅앤올룹슨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대중화' 전략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닐센 회장은 신성장 동력이 될 뉴비즈니스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명품 홈가전에 이어 자동차ㆍ요트 등으로 뱅앤올룹슨의 영역을 확대시키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뱅앤올룹슨은 독일 아우디에 이어 현재 영국 애스턴마틴,독일 메르세데스-AMG와 카오디오 시스템 납품계약을 맺었고,자동차뿐 아니라 호텔 요트로 영역을 넓혀 어디서든 접할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복안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