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종 애널리스트 간에 사상 최대수준인 주택 미분양 수치가 감소 추세에 돌입했다는 시각과 아직 아니라는 시각이 대립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국토해양부는 7월말 현재 전국 미분양 주택이 16만595가구로 집계되며 미분양 집계를 시작한 지난 9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동양종금증권의 이광수 애널리스트는 1일 보고서를 통해 “국토해양부 미분양 수치 증가는 미분양 주택 증가가 원인이긴 하지만, 그 동안 미분양 주택을 중심으로 한 정부 정책 혜택을 염두에 둔 신고분이 증가한 것도 주 요인”이라며 미분양의 절대적인 수치가 늘어난 게 아니라, 통계 수치가 현실화된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대신증권의 조윤호 애널리스트도 “비현실적이던 통계치가 현실화된 것”이라며 “취득/등록세 감면효과가 지속되는 내년 6월까지 미분양 통계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애널리스트는 “통계치는 늘어난다 해도 기업 탐방 등을 통해 확인해본 결과, 실제로는 미분양이 감소되기 시작했다”는 판단이다.

동양의 이 애널리스트는 “향후 미분양 주택수의 절대량 증가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의 여러 불안 요소로 인해 공급량 자체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

또 미분양 주택 해소를 위한 정부(미분양 주택 매입)와 주택회사(분양가 인하, 미분양 펀드 통한 일괄 매각, 임대업 전환 등)의 노력이 가시화될 경우에도 점진적인 미분양 주택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해양부는 1일 빠르면 이달 말부터 중소형 주택에만 한정하던 기존 미분양 주택 매입 정책을 중대형으로도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NH투자증권의 강승민 애널리스트는 다른 입장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미분양 주택 증가는 그 동안 감추어졌던 미분양 주택 물량이 서서히 드러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악화되고 있는 주택 수요 심리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는 의견이다.

미분양 주택 해소를 위해서는 거시 지표 개선이 나타나야 하는데, 현재 미국발 신용 위기가 심화되며 경제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져, 이전보다 주택 수요 심리가 더욱 더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강 애널리스트는 “미분양 주택 해소는 오는 2009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7월까지 주택공급물량이 8만6000가구로, 하반기에는 급증할 가능성이 낮아 올해 전체 주택공급물량은 15만가구 내외로 강 애널리스트는 예상했다. 이에 5년 평균 아파트 공급 물량인 44만호에 비해 크게 감소하고, 2009년부터는 주택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주택전문 건설업체의 경우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증가로 인해 현금 흐름이 악화되고 있어 건설업종 전체적으로 보수적인 접근이 계속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