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납품비리 수사가 KTF에서 모회사인 KT로 확대되자 KT도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KT 관계자는 30일 "KT에 대한 검찰의 내사설이 나돌기 시작한 지난 주말부터 남중수 사장이 공식적인 대외활동을 전면 중단한 상태"라며 "당분간 외부 공식 행사 등 주요 경영 현안은 담당 임원이 맡아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사장은 1일 예정된 인터넷TV(IPTV) 협력업체와의 간담회는 물론 2일 경기도 수원에서 열리는 휴대인터넷 와이브로의 수도권 전역 서비스 확대 기념행사에 불참한다. 이에 따라 2일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일정을 취소했다.

오는 17일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서 열리는 와이브로 서비스 개통식에도 남 사장 대신 와이브로와 IPTV 등 신사업을 총괄하는 윤종록 부사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KT 주요 경영진은 이날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검찰의 수사 확대 등에 대비해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남 사장에 대한 소문만 무성한 상태여서 앞으로 검찰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납품비리 수사가 KT로 확대됨에 따라 공석상태인 KTF 대표이사 선임 연기도 불가피해지는 등 KT그룹의 경영공백 상태는 장기화될 조짐이다. 한편 KTF의 납품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날 KT에 와이브로 중계기를 납품하는 S사와 협력사 등 4곳에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을 압수 수색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