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내시경 : 강남성모 7만원 / 세브란스 14만원
심장 초음파 : 서울대병원 18만원 / 삼성서울 23만원


위 수면내시경 검사의 환자 본인부담금이 의료수준이 비슷한 서울 시내 대형병원 간에도 배 가까운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뇌졸중 및 심장병의 조기 진단에 필수적인 뇌 자기공명촬영(MRI)은 최고 15만원,심장초음파는 5만7000원의 격차를 보였다.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서울 5대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필수 검사 항목의 청구내역을 조사한 결과 위 수면내시경의 본인부담 금액은 세브란스병원이 14만5292원으로 가장 비싼 반면 강남성모병원은 그 절반 수준인 7만4852원에 불과했다. 서울아산병원은 13만5852원,삼성서울병원 13만3852원,서울대병원 9만5852원 순이었다. 세브란스ㆍ서울아산ㆍ삼성서울병원이 다른 두 병원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것은 비급여 부분인 수면관리료를 높게 책정하거나 수면유도제 외에 2만원 안팎의 각성제를 함께 투여하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특히 세브란스병원은 다른 병원과는 달리 내시경검사 당일날 재진 진료비 1만5410원(특진)을 별도로 청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미 검사수가에 의사 인건비와 장비료 등이 반영된 만큼 '이중 청구'했다는 논란의 소지가 될 만하다. 이와 관련,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내시경 검사는 의사가 직접 하고 검사 후 소화기의 상태를 환자에게 설명해주거나 약 처방을 내리기 때문에 진료와 다름없다"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유권해석을 받아 진료비를 청구하는 것인 만큼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수면내시경 검사수가를 책정해놓았지만 수면제 투여가 환자에게 해로울 수 있고 검사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데다 외래검사실 공간이 좁은 여건상 수면내시경 검사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

<<서울 시내 거의 모든 대학병원은 내시경 판독 결과를 통보해주는 방문일의 진료비를 선불로 받고 있어 환자가 이상이 없거나 바빠서 병원을 찾지 않을 경우 이 돈을 사실상 날리게 되는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뇌 MRI 검사료는 강남성모병원이 54만원으로 가장 낮았고 삼성서울병원이 69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 검사에 뇌혈관 상태를 보다 면밀하게 알아보기 위해 뇌 MRA(자기공명혈관조영) 검사를 추가하는 경우 서울아산병원이 130만원으로 최고액을 기록했다. 공공의료기관인 서울시립보라매병원이 75만원을 받는 것에 비해 73% 비싼 수치다. 심장 초음파검사료는 서울대병원이 18만원으로 가장 낮았고 삼성서울병원이 23만7000원으로 최고가였다.

평소 만성 소화불량으로 고생해 병원을 찾은 강모씨(74ㆍ서울 아현동)는 "동네 병원에서 6만~7만원 안팎에 불과한 수면내시경이 대학병원에선 훨씬 비싸다는 것은 알았지만 대학병원 간에도 이렇게 큰 차이가 날 줄은 미처 몰랐다"며 "진료비 계산서에 수면관리료 등 비급여 검사비의 상세한 내용을 적어놨으면 좋겠고 필수적으로 많이 시행되는 검사는 비급여라 하더라도 표준 비용이 공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의료계 인사는 "수면관리료 등 비급여 검사수가는 병원이 보건소에 신고하는 것만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동등 수준의 병원 간에도 큰 차이가 나게 된다"며 "외래진료 환자는 비보험 검사를 받을 때 최신시설과 의사의 명성만 따지지 말고 검사료 대비 진단효율을 따져 병원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종호 기자/하경환ㆍ손대영 인턴(한국외대 4ㆍ3학년)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