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AI 데이터센터 구축 '특명'…SK AI 사단 총출동한 이곳은
지난달 29일 찾은 울산 미포산업단지 내 SK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공사 현장. 축구장 11개 크기인 약 6만6000㎡ 규모 부지에는 굴삭기 5대가 쉴 새 없이 흙을 파내고 있었다. 50여명의 현장 기술자들은 건물의 하중을 지탱하기 위해 지반에 말뚝을 박는 파일 공정에 한창이었다. 기초 지반 공사가 마무리되는 12월부터는 타워크레인이 투입돼 건물의 뼈대를 쌓아 올릴 예정이다.

'AI는 속도의 싸움'이라는 업계의 공식은 이 공사 현장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시공을 맡은 SK에코플랜트는 지하 없는 지상 5층 규모로 건물을 설계했다. 한 층을 파는데 최소 3개월이 걸리는 지하 설계를 포기하는 대신 재빠른 완공을 선택한 것이다. 이동규 SK에코플랜트 현장소장은 "AI 산업은 촌각을 다투는 만큼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며 "2027년이면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가 이곳에서 가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이 착공 2개월 만에 기자들에게 공사 현장을 공개한 데는 이런 자신감이 비롯됐다. SK그룹은 지난 8월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울산 AI 데이터센터의 첫 삽을 떴다. 2027년 1단계로 40메가와트(㎿) 규모가 가동하고, 2029년 100㎿ 규모로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 비용으로 총 7조원이 투입된다.
SK에코플랜트가 시공 중인 SK AI DC 조감도. /SK 제공
SK에코플랜트가 시공 중인 SK AI DC 조감도. /SK 제공
AI 데이터센터는 장비와 네트워크를 단순 임대하는 일반 데이터센터에 비해 고난도 공정이 필요하다. AI의 학습 및 추론을 지원할 수 있는 고성능 서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발열이 잦은 AI 가속기를 식히려면 렉 당 40~100kW에 달하는 냉각 용량을 갖춰야 한다. 일반 데이터센터의 4~10배에 달하는 전력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SK그룹이 AI 관련 주요 계열사들에 '총동원령'을 내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SK에코플랜트가 시설 설계 및 시공을 담당하고,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AI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SK가스, 구역 전기사업자인 SK멀티유틸리티가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차세대 냉각기술인 액침냉각에 필요한 냉각유는 SK이노베이션 및 SK엔무브가 개발한다.

SK그룹은 울산 AI 데이터센터 완공을 시작으로 2030년 약 634조원(그랜드뷰리서치)에 달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AWS와 협업한 미포산업단지 공사 현장 외에도 울산 용현산업단지 내 21만㎡ 규모 SK그룹 부지를 AI 데이터센터 유치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SK 관계자는 "한국을 아시아 AI 거점으로 눈여겨보는 여러 곳의 해외 AI, 클라우드 업체들과 물밑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울산을 '기가와트(GW)'급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