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아끼려..폐차가 신차 앞질러

국내에 등록된 가솔린 사용 차량 수가 지난 달 순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822만6천924대였던 국내 가솔린 차량 보유대수는 지난달 822만6천727대를 기록해 한 달 새 197대가 줄었다.

경유차 보유대수가 디젤 가격 급등 여파로 지난 6월부터 3개월째 순감한 데 이어 가솔린차의 보유대수도 감소한 것이다.

차량 증가세가 둔화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차량 보유대수 자체가 줄어버린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새로 등록되는 가솔린차의 수가 하루도 끊이지 않고 늘고 있지만, 지난 달에는 신차 등록대수보다 폐차되는 차량의 수가 197대나 많았던 셈이다.

이례적인 `가솔린차 순감 현상'이 발생한 것은 경유차의 경우처럼 고유가와 관계가 있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폐차가 늘어난 것은 연비가 좋지 않은 노후한 가솔린 차량을 처분해 기름값을 아끼려는 경우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전체 등록차량 중 10년 이상 운행한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7월 28.4%였다가 지난달 28.1%로 줄어 상당수의 노후 차량이 폐차된 것으로 보인다.

새 차를 사려고 해도 공급이 원활치 못했던 점 역시 지난달 가솔린 차 수가 순감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가솔린차 등 제품 판매가 작년 동기보다 줄어든 것은 파업이나 라인 보수 등으로 인해 조업 차질이 발생하면서 계약을 해 놓고도 차를 공급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