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는 더 이상 특정인을 가리키는 단어가 아니다. 휴대폰뿐만 아니라 노트북과 PMP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우리 모두 언제 어느 곳에서 뭐든지 할 수 있는 디지털 시대의 유목민이 됐다. 9월도 다 갔다. 하늘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고층 빌딩에 가려진 하늘보다 끝도 없이 펼쳐진 하늘이 보고픈 계절이다. 몽골이 해답이다. 그 드넓은 초원을 찾아 진정한 노마드의 삶에 잠시 발 담그면 어떨까. 수십m 상공을 날아가는 독수리의 날갯짓이 그립지 않은가.

■자연의 원형이 숨쉬는 고비사막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고비 사막은 칭기즈칸 시대 그대로의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몽골과 중국의 국경을 따라 5000㎞ 가까이 펼쳐져 있다. 전 국토의 23%를 차지하며,세계에서 가장 큰 동물보호구역이기도 하다. 고비 사막에서는 쌍봉 낙타,아르갈리 양,프르체발스키 말,야생 노새,눈 표범 등 다양한 동물을 만나 볼 수 있다. 모래 언덕 옆으로 펼쳐진 목초지에서 1000마리가 넘는 야생 영양이 풀을 뜯는 모습도 흔히 보인다.

사막이지만 대평원에 기암괴석,모래 언덕 등 다양한 지형이 공존한다. 사막 가운데 솟아오른 구르반사이칸 산에는 1년 내내 얼음으로 덮여 있는 욜링암 계곡도 있다. 고대 내륙 바다였던 고비는 공룡 화석이 세계 최초로 발견된 장소이기도 하다. 고고학자들 사이에는 다양한 공룡과 알 화석의 보고로도 알려져 있다.

■여인의 신비함을 가진 홉수굴 호수

홉수굴 호수는 몽골의 북동부를 향해 울란바토르에서 비행기로 1시간30분 이동,다시 버스로 3시간을 더 가면 만날 수 있다. 고비 사막이 거친 야생의 매력을 보여준다면 홉수굴은 포근한 여인의 품 같다. 호수의 크기는 2620㎢로 경기도와 충청도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 빽빽한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 곳은 세계 3대 청정지역으로 뽑힌다.

홉수굴 호수는 겨울 여행지로도 좋다. 수m 두께로 얼어붙어도 호수의 바닥이 그대로 보인다고 한다. 호수 주변에서 전통 방식 그대로 살고 있는 순록 부족 마을도 있다. 여름철에는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둘러볼 수 있다.



■하늘과 땅의 에너지 가득한 게르

몽골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게르' 캠프 체험이다. 게르는 펠트와 나무로 이루어진 몽골 전통 가옥으로 유목민의 특성에 맞게 해체와 설치가 쉽다. 고비,홉수굴 등 관광지를 중심으로 몽골 전 지역에서 볼 수 있다. 게르에 사는 몽골인들은 지금도 전통 방식으로 동물의 배설물을 말려 난방에 활용한다. 동시에 태양열과 풍력을 이용하기도 한다.

은하수로 가득한 몽골의 밤하늘을 보며 몽골의 대자연을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 몽골인들은 게르가 하늘과 땅의 에너지를 사람에게 가장 잘 전달해 주는 도구라 믿는다.

■양고기의 천국,몽골

몽골인들은 양고기를 즐긴다. 다양한 형태의 양고기 요리가 발달했다. 잔칫날이면 양 한 마리를 통째로 잡아 불에 뜨겁게 달군 돌과 쇠통에 넣어 '허르헉'을 만든다. 각종 야채도 함께 넣는다. 손님이 오면 양고기 찐만두라고 할 수 있는 '보츠'도 준비한다. 여행을 떠날 때는 양고기 튀김 만두인 '호쇼르'를 싸 간다. 전통 음식들은 게르 캠프는 물론 시내 곳곳의 음식점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호쇼르나 보츠는 1개에 200원 정도.4개면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