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상주 관리직원 한명도 없어
유가공품 함유식품 일단 수입중단



중국발 '멜라민 파문'이 국내에서도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해태제과 과자 등 중국에서 생산된 과자류 5개 품목에 대해 전량 회수·폐기 조치가 내려졌고 유통업체들은 문제가 된 제품을 매장에서 일제히 뺐다. 중국산 오징어채,육개장 등 유가공품이 들어간 모든 가공식품 수입이 잠정 중단됐고 사료용 일부 수입 원료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돼 양식어류까지 검사가 시작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중국산' 자체를 기피하며 "이제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안해하고 있다.

◆중국 OEM공장 관리 허술

식품의약품안전청 검사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해태제과 '미사랑 카스타드'는 2005년부터 중국 톈진 가련화국제유한공사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국내에서 판매돼왔다.

그러나 해태제과는 현지 OEM 공장을 감독하는 상주 직원을 한 명도 배치하지 않았다. 관계자는 "연 매출이 10억원에 불과해 상주 관리직원을 두지 않았다"며 "대신 본사 직원이 1~2개월에 한번씩 OEM 공장을 방문해 공장을 부정기적으로 점검해 왔다"고 말했다. 국내 식품업체들의 중국 내 OEM 공장을 모두 점검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식약청은 멜라민 검출과 관련해 회수·폐기 대상 품목이 해태제과 '미사랑 카스타드'(77t) '미사랑 코코넛'(12t)과 ㈜제이앤제인터내셔널이 수입한 '밀크러스크'(14t) '데니쉬 버터쿠키'(30t) '포테이토 크래커'(0.5t) 등 5개 품목 134t이라고 밝혔다. 또 해태제과는 '미사랑 카스타드'와 같은 분유가 사용된 중국산 '오트웰' 제품 약 2만박스를 자진 회수하기로 했다.

◆'원료의 원료'가 더 문제

국내에서 생산된 가공식품도 '안전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식품업체들은 중간 원료를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원료를 조달해 생산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롯데제과,오리온 등 대형 제과업체들이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중국산 분유·유가공품을 썼는지 긴급 조사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 대형 식품업체 관계자는 "솔직히 협력업체의 원료 조달 내역에 대한 정기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감이 없지 않다"고 털어놨다.

◆유가공품 들어있으면 일단 수입중단

식약청에 따르면 올 들어 수입된 분유·우유 함유 식품과 유가공품(카제인·유청단백·락토즈 등)이 들어간 식품은 총 1만8000여t에 이른다. 유가공품이 포함된 식품은 초콜릿,과자,빵 외에도 용기면,스낵,육개장,즉석국,만두,춘권,커피프림 등 다양하다.

식약청 관계자는 "유가공품이 미량만 들어 있어도 일단 수입을 중단하고 안전성이 확보된 이후 수입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식약청이 300여개 품목에 대해 멜라민 검사를 진행 중이어서 멜라민 검출 제품이 추가로 발견된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식품업계는 "멜라민이 확인된 것도 아닌데 중국산이라고 무조건 수입을 제한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결국 이번 파문은 중국산 식품이나 원료의 안전이 확인되기 전까진 단시일내 수그러들기 어려운 난제가 됐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