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온 기 소르망 "금융위기가 자본주의 근간 흔들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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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본시장의 위기가 자본주의 자체의 위기는 아닙니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거품은 어쩔 수 없이 생기고 시행착오와 혼란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유시장경제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떠한 제도보다 낫고 우월하다고 확신합니다. "
세계적 문명비평가인 기 소르망 전 프랑스 정치대 교수는 22일 대한상의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한국노동연구원 개원 20주년 기념토론회에서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 증진을 위한 제안'이란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소르망은 "자본주의 경제는 구성원들이 고속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임으로써 거품이 많이 발생한다"며 "한국에서도 부의 증가,교육의 개선,표현의 자유가 높아짐에 따라 고속성장에 대한 기대 수준이 끊임없이 높아지고 경제거품이 끼는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고속성장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나라는 없기 때문에 정부는 개혁을 단행하고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정부가 개혁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설명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소르망은 한국 대기업 노동조합의 집단이기주의가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대기업 중심의 노동조합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노동시장을 중소기업과 대기업으로 양극화시키고 있다"며 "그 결과 중소기업은 비정규직을 활용할 수밖에 없고 대기업의 일자리는 보호되며 이는 한국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조합원 이외의 다른 사람을 대표하지 않고 있는 한국의 노동조합은 국가의 경제생활 전반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소르망은 이어 "높은 성장은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기존 일자리에 대한 보호주의는 단기적 해결방안일 뿐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창조적 파괴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요구하지만 어떠한 국가도 안정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높은 유연성 간의 균형을 문제없이 맞출 수 없다"며 "한국처럼 노동시장의 분절과 정규직-비정규직 간의 양극화를 통한 해결방식은 항상 불완전할 뿐"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의 경직화가 성장둔화로 이어진다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워싱턴 헤리티지재단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 순위는 11위에 올라있지만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해고비용은 각각 50위와 102위로 처져있다"며 "이러한 한국의 노동시장 경직성은 일자리 창출과 투자,성장을 감소시키는 악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은 사회정의에 대한 요구가 높기 때문에 엄격한 임금 조정을 기반으로 하는 순수 자유노동시장은 결코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따라서 밀턴 프리드만이 최초로 제시한 부의 소득세(negative income tax)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의 소득세란 모든 국민들은 일생 동안 국가의 재정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보장받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안전감과 결속의식을 가져다 준다.
소르망은 이 밖에도 "국가의 독점은 유연한 시장을 관리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며 "과다한 국가 규제는 근로자를 궁극적인 희생자로 삼으면서 시장을 경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근로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의 최저임금이 오히려 실업을 증가시키는 모순이 많은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실제로 미국에서는 최저임금을 의회가 높일 때마다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으며 이러한 임금 상승이 노동시장에 부정적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나타나는 사례를 들었다.
글=윤기설 노동전문 기자ㆍ사진=김영우 기자 upyks@hankyung.com
세계적 문명비평가인 기 소르망 전 프랑스 정치대 교수는 22일 대한상의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한국노동연구원 개원 20주년 기념토론회에서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 증진을 위한 제안'이란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소르망은 "자본주의 경제는 구성원들이 고속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임으로써 거품이 많이 발생한다"며 "한국에서도 부의 증가,교육의 개선,표현의 자유가 높아짐에 따라 고속성장에 대한 기대 수준이 끊임없이 높아지고 경제거품이 끼는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고속성장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나라는 없기 때문에 정부는 개혁을 단행하고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정부가 개혁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설명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소르망은 한국 대기업 노동조합의 집단이기주의가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대기업 중심의 노동조합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노동시장을 중소기업과 대기업으로 양극화시키고 있다"며 "그 결과 중소기업은 비정규직을 활용할 수밖에 없고 대기업의 일자리는 보호되며 이는 한국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조합원 이외의 다른 사람을 대표하지 않고 있는 한국의 노동조합은 국가의 경제생활 전반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소르망은 이어 "높은 성장은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기존 일자리에 대한 보호주의는 단기적 해결방안일 뿐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창조적 파괴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요구하지만 어떠한 국가도 안정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높은 유연성 간의 균형을 문제없이 맞출 수 없다"며 "한국처럼 노동시장의 분절과 정규직-비정규직 간의 양극화를 통한 해결방식은 항상 불완전할 뿐"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의 경직화가 성장둔화로 이어진다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워싱턴 헤리티지재단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 순위는 11위에 올라있지만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해고비용은 각각 50위와 102위로 처져있다"며 "이러한 한국의 노동시장 경직성은 일자리 창출과 투자,성장을 감소시키는 악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은 사회정의에 대한 요구가 높기 때문에 엄격한 임금 조정을 기반으로 하는 순수 자유노동시장은 결코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따라서 밀턴 프리드만이 최초로 제시한 부의 소득세(negative income tax)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의 소득세란 모든 국민들은 일생 동안 국가의 재정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보장받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안전감과 결속의식을 가져다 준다.
소르망은 이 밖에도 "국가의 독점은 유연한 시장을 관리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며 "과다한 국가 규제는 근로자를 궁극적인 희생자로 삼으면서 시장을 경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근로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의 최저임금이 오히려 실업을 증가시키는 모순이 많은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실제로 미국에서는 최저임금을 의회가 높일 때마다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으며 이러한 임금 상승이 노동시장에 부정적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나타나는 사례를 들었다.
글=윤기설 노동전문 기자ㆍ사진=김영우 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