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안을 마련하면서 금융시장의 패닉상태는 진정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미국 금융위기의 진원지라 할 수 있는 주택경기 침체가 여전한데다,한 번 크게 데인 금융회사들이 극도로 몸을 사려 기업의 자금줄마저 조일 경우 실물경제의 극심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주택시장이 안정돼야 금융위기의 터널 끝이 보일 것이라고 말한다. '집값하락→모기지대출 부실화→금융회사 손실 급증→파산위험→금융시장 패닉'으로 이어지는 연쇄고리의 앞부분이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아무리 금융시장에 돈을 쏟아부어도 집값 하락이 계속되고,이로 인해 금융회사들의 투자손실이 늘어나면 그야말로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8월 미 신규주택 착공 실적은 전월 대비 6.2%나 하락하며 17년 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다.

기업 입장에선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가거나 조달자체가 어려워질 경우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고,허약한 기업들은 문을 닫아야 한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