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기상청의 주말 예보가 빗나가면서 손꼽아 기다렸던 주말 나들이를 망친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발표한 주말.휴일예보를 통해 전국이 점차 흐려져 오후나 오후 늦게부터 충청남도와 전라남북도 서해안부터 비가 시작돼 밤에는 강원도 영동과 경북 동해안을 제외한 대부분 지방에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그러나 이날 낮부터 오후 6시 현재까지 수원 일부 지역에 69㎜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과천과 군포에 60㎜, 대전 31㎜, 천안과 서산에 20~40㎜, 서울 7㎜의 강수량을 기록해 기상청 예보를 무색케했다.

이에 따라 기상청 홈페이지에는 빗나간 주말예보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 게시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고 일부 시민들은 `기상청을 폐쇄해야 한다'는 과격한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시민 심모씨는 "심하게 못맞춘다.

울엄마 관절염이 더 잘 맞추는 것 같다.

엄마가 아침에 비올 것 같다고 해서 일기예보에서 밤 늦게부터 조금 온다고 답했는데 기상청에 관절염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나보네"라고 비꼬았다.

김모 씨는 `물에 빠진 쥐됐어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오늘 비가 오후부터 5mm 이내 내린다고해서 산에 올라갔다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졸지에 물에 빠진 쥐처럼 머리에서 신발까지 흠뻑 젖었다"고 하소연했다.

관악구에 사는 이모 씨는 "오늘 아침까지 계속 강수량이 5㎜ 내외라고 해서 옥상 방수문제로 시멘트 공사를 했는데 이를 어떻게 할 거냐"라며 "기상청 예보에 또 속은 내 자신이 정말 너무 싫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기상청은 지난 여름에도 6주 연속 주말예보가 빗나가 시민들로부터 뭇매를 맞았었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기압골이 서해상 서쪽 부분에서 다가오면서 오후 늦게나 밤 사이에 주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많이 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압골의 앞부분에 있던 따뜻한 공기가 남쪽에서 들어오면서 동해상의 찬 공기와 만나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예상과 다르게 비가 왔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오후 7시 현재 전라도 및 서해안 등지에서 4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는 것은 미리 예보했던 내용과 같은데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비가 예상보다 일찍 내린 것은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