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세계 금융불안 미술시장에도 옮겨붙나
미국발 금융위기가 국제 미술시장에도 옮겨붙는 모습이다. 미술품 경매회사 소더비의 올 가을 아시아 현대미술 경매 낙찰률은 68%로 예년보다 다소 높았으나 대부분의 낙찰가가 추정가 안팎에 머물렀다.

소더비가 17일(현지시간) 뉴욕경매장에서 실시한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컨템포러리 세일'에서는 출품작 211점 가운데 144점이 팔려 낙찰률 68%,낙찰총액 850만달러(약 97억원)를 기록했으나 인기 작가 작품의 낙찰가가 대부분 추정가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한ㆍ중ㆍ일 현매미술품 경매' 낙찰총액 3844달러의 4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날 경매에서는 중국 작가 쩡판즈의 '마스크'시리즈가 추정가 범위인 100만달러(11억원)에 팔려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작품은 자본주의의 맛을 본 중국사회의 혼란상과 이중성을 가면 쓴 인물을 통해 표현했다. 차이쿼창의 '두 마리 독수리(42억2500달러),짱후안의 '가족나무'(38만6500달러),리우웨의 '무제'(36만2500달러),펑정지에의 '차이나2005'(24만2500달러),왕광이의 '대비판 시리즈'(31만4500달러) 등 대가들의 작품도 경합 없이 추정가 범위 내에서 새 주인을 찾아갔다.

한국 작가들은 비교적 선전했다. 김환기(3점)를 비롯해 전광영 강익중씨 등의 작품 9점 중 7점이 낙찰됐다. 이 가운데 김환기의 '날으는 새'가 추정가보다 1.5배 정도 높은 43만5500달러,전광영의 '집합'이 추정가의 두 배인 10만4500달러에 팔렸다. 또 이정웅의 '붓'(8만500달러),강익중의 '행복한 세상'(21만8750달러),윤병락의 '가을 향기'(2만2500달러) 등도 추정가보다 높게 팔렸다.

이학준 서울옥션 전무는 "세계 금융시장 불안으로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중동의 석유ㆍ광산재벌,중국 인도의 거부 등 컬렉터들의 투자심리가 수그러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