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천건 시험관아기 시술…임신 성공률 40%이상 기록 자랑

포천중문의대 강남차병원 불임센터(소장 윤태기)는 1984년에 개설돼 2년 후 국내 민간병원으로는 처음으로 시험관아기를 탄생시켰다. 이후 불임 및 생식의학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성과를 일궈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메카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50여명의 박사급 연구진이 유전학,기초의학의 영역을 뛰어넘어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줄기세포 연구에 도전해 국내는 물론 세계 의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2002년 12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불임치료센터와 세계 최초의 난자은행을 개설함으로써 한국의학의 세계화를 향한 기틀도 마련했다.

한국 대표적 불임 치료 전문병원인 강남차병원 불임센터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와 세계 무대에서 '최초' 기록을 양산해왔다. 1986년 8월 국내 처음으로 나팔관을 통해 인공수정한 아기를 탄생시켰고 한달 뒤 시험관 아기를 출산하는데 성공했다. 1994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난자 속에 정자를 직접 주입하는 방법을 적용해 불임 부부가 아기를 가질 수 있게 했다. 같은 해 난관을 묶어버려 임신이 불가능해진 여성을 미세 복강경 수술로 복원시켜 임신시키는데 성공했다.

1988년에는 폐기된 난소에서 채취한 미성숙난자를 배양시킨 다음 인공수정으로 임신시키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시행해 성공을 거뒀다. 10년 후에는 세계 최초로 난자를 동결시켜 보관하는 방법을 개발해 특허를 획득했고 이듬해에는 이 기법으로 아기를 출산시켰다. 2005년에는 50∼60%에 불과한 기존 유리화 난자 동결법(영하 196도)의 난자 생존율을 90%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질소를 이용해 영하 210도 상태에서 동결 보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밖에도 1996년에는 다낭성 난소증후군 때문에 불임 상태인 여성을 호주 모나시 대학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출산시키는데 성공했다. 염색체의 숫자와 구조에 이상이 있는 여성이 유전자에 문제가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 수정란이 착상되기 전 또는 수정란이 한 두번 분할된 상태에서 세포를 미세하게 떼어내 조사한 다음 자궁에 정상적인 수정란만을 이식하는 기법도 1994년에 개발해 2년 후 출산에 성공했다.

이 센터는 연 평균 약 3000여건의 시험관 아기 시술을 하고 있으며 시술당 임신 성공률은 평균 4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다른 방법까지 포함하면 첫번째 불임시술에서 임신성공률은 50%를 넘는다. 냉동수정란 이식도 45%나 되는 높은 임신성공률을 자랑한다. 출산을 기피하는 사회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두번째 시술부터 수정란 이식비의 50%를 감면해주고 있으며 입원한 여성에게 불임과 관련한 다양한 교육을 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직장을 다니는 여성을 위해 평일 오전 7시30분에 조기진료를 실시하고,휴일에도 진료에 나서 응급상황에 빠진 임산부를 신속하게 치료해준다.

무정자증 등으로 불임 상황에 놓인 남성에게도 희망을 준다. 남성은 선천적 또는 환경적 요인에 의해 성숙된 정자를 만들지 못해 불임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차병원은 이 분야에서 국내서 가장 많은 시술 경험을 갖고 있다. 즉 고환에서 원시단계의 미성숙 정원세포를 채취,체외에서 배양해 수정이 가능한 정자로 성숙시킨 다음 수정하는 방법으로 다른 불임센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임신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