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시읽는CEO> 고두현지음.21세기북스.223쪽.1만2000원

직원 조회 때 소동파의 시 '서림사 벽에 쓰다'의 명구를 인용하며 입체적인 상상력을 강조해 박수갈채를 받은 사장,친구에게 송강 정철의 시조 '남남으로 생긴 중에'를 읊어주며 따뜻한 마음을 전한 최고경영자(CEO),후배에게 구양수의 '낡은 벼루'를 읽어주며 인재의 쓰임새를 얘기해준 선배….

<옛시 읽는 CEO>는 주옥 같은 한시.시조 32편에서 건져낸 삶의 지혜와 경영의 교훈을 전해준다. 장쩌민 전 중국 주석의 한시 외교로 유명해진 이백의 '아침 일찍 백제성을 떠나며'에서는 시 한 줄이 세상을 움직이는 이치를 일깨워주고,정주영 전 현대 회장이 즐겨 암송한 백거이의 '술잔을 들며'에서는 '긍정의 힘이 통찰을 낳는다'는 섭리를 추출한다. 시인인 저자는 옛시 속에 숨겨진 삶의 은유를 통해 여백의 사고와 직관의 힘,사자의 힘과 여우의 지략,미약함에서 출발하는 위대함,진정한 부자,미완의 가치 등을 이야기한다. 시의 배경이나 등장인물들의 예화도 재미있다. 여백을 살린 수묵화와 한시의 원문.독음까지 곁들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