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의 매력에 빠진 82세의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사이버 세계에 대한 지식을 넓히기 위해 내달 구글 영국 회사를 방문한다고 텔레그래프 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여왕은 2년 전에야 컴퓨터를 처음 사용했지만, 금세 컴퓨터와 익숙해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왕실 채널을 만든 첫 번째 군주가 됐다.

이번 구글 방문도 여왕의 특별 요청으로 성사된 것이다.

2005년 빌 게이츠에게 작위를 줄 때만 해도 여왕은 컴퓨터를 아직 사용해보지 않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제 윌리엄 왕자, 해리 왕자 등 손자들과 자주 이메일을 하고 있고, 휴대전화로 텍스트 메시지를 보낼 정도가 됐다.

버킹엄궁 웹사이트에 비디오 영상을 좀 더 많이 올리고, 사용자 친화적으로 사이트를 업그레이드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버킹엄궁에는 인터넷 카페도 있다.

작년에 윌리엄 왕자로부터 아이포드를 선물 받은 후에는 여기에 클래식 음악축제 프롬스의 공연을 담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왕은 열렬한 페이스북 팬인 손녀 베아트리스 공주와 유제니 공주의 소개로 유튜브 열기에 대해 알게 됐다.

그 후 여왕은 아버지 조지 6세의 결혼식 장면을 포함해 왕실 영상들을 유튜브 사이트에 올리도록 직접 허락했다.

유튜브의 왕실 채널은 개설 첫 주에 100만건의 접속건수를 기록했고, 작년 연말 여왕은 유튜브를 통해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발표했다.

버킹엄궁 대변인은 "재위 기간에 여왕은 늘 최신 기술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보조를 맞춰왔다"며 "구글 방문은 여왕이 기술과 변화를 얼마나 기꺼이 포용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또 다른 실례"라고 말했다.

구글 회사를 방문할 때 여왕은 유튜브에 왕실 채널을 만든 직원을 소개받아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구글 방문에는 여왕보다 훨씬 먼저 이메일을 시작한 87세 남편 필립공이 동행한다.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