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토공 노조는 바로 다음 날인 10일 성명서를 통해 맞고소 의지를 밝혔다. 토공 관계자는 "양사 노조 모두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한쪽은 깨끗하고 한쪽만 지저분할 수 있겠냐"며 "주공의 잣대로라면 주공 자신도 명예훼손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변호사를 사서 맞고소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민의 눈을 의식해 직접 충돌을 피해왔던 주공과 토공 노조가 지금처럼 법의 처벌을 호소하고 나선 것은 각자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주공의 심기를 가장 크게 건드린 것은 토공의 신문광고.주공 관계자는 "토공과의 통합을 빨간 피와 파란 피를 섞는 모습으로 비유하거나 주공의 부채를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으로 표현한 것은 심하다"며 "토공 노조에 광고중단을 요청했으나 이를 거절해 고소장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토공은 주공이 통합을 기정사실화하며 주공 지역본부 사옥과 임대아파트 건물에 플래카드를 걸어둔 것은 잘못아니냐고 되받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매년 23조원을 공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며 "공기업 선진화의 목적이 국민들에게 서비스를 잘 해주고 가격도 낮추자는 데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공과 토공 노조는 공기업 선진화의 목적 따위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오직 생존에만 목숨을 건 집단처럼 비쳐진다. 국민짜증 유발혐의로 고소장을 쓰고 싶은 사람은 밥그릇 싸움을 지켜보는 국민들일 것이다.
박종서 건설부동산부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