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앱스토어'vs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삼성도 '모바일솔루션센터' 신설… SW개발

'휴대폰도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SW)가 승부처다. '

애플이 '아이폰'이란 단일 모델로 세계 휴대폰 마니아들을 열광시킬 수 있었던 것은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의 이 같은 지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이폰은 지난해 6월 출시된 이후 600만대 이상 판매됐다. 아이폰은 일반 휴대폰과 달리 모바일 인터넷과 문서 작성 등이 가능한 '스마트폰'으로 분류된다.

지난 7월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해 내놓은 '3세대(G) 아이폰'은 판매 3일 만에 100만대가 팔려 나가는 돌풍을 일으켰다. 아이폰은 휴대폰의 영역을 음악은 물론 지도 검색 등까지 확대시키며 스마트폰의 대명사가 됐다.

◆휴대폰업계,소프트웨어 경쟁

애플은 최근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아이폰용 응용 프로그램 사이트인 '앱스토어'를 지난 7월 선보이며 전 세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앱스토어는 일반 개발자들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올리면 아이폰 사용자들이 유료로 내려받는 구조다.

애플이 앱스토어를 선보인 이후 한 달간 프로그램 다운로드 횟수는 무려 6000만건.애플은 장터만 열어 놓고 30%의 수수료를 챙기고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아이폰용 소프트웨어가 보급되면서 이를 사용하기 위해 아이폰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 역시 "우리의 경쟁사는 휴대폰 제조사가 아니다"고 선언하며 최근 1~2년간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휴대폰에 콘텐츠를 담지 않고서는 더 이상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노키아는 휴대폰 기반의 지도,광고,게임 서비스를 담은 포털 사이트 '오비(Ovi)'와 소프트웨어 유통 서비스인 '모시(MOSH)'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소프트웨어 전쟁 부추기는 구글


최근엔 세계 최대 검색 업체인 구글도 휴대폰 산업에 뛰어들며 업계의 소프트웨어 전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구글은 자사의 공개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휴대폰을 다음 달 중 내놓을 예정이다. 이른바 '구글폰'으로 불리는 이 제품은 인터넷 검색,지도,위성위치 확인시스템(GPS) 기능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 구글은 이 같은 서비스를 광고와 연계해 수익을 낸다는 전략이다. 구글은 애플의 앱스토어와 비슷한 '안드로이드 마켓'도 곧 선보일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소프트웨어 강자들이 휴대폰 사업에 속속 뛰어들면서 업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휴대폰 산업의 진화와 경쟁 구도 변화'라는 보고서에서 "휴대폰이 점점 개인형 정보기기.생활기기화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도 관련 소프트웨어 기술 발전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은 여전히 관련 투자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그나마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5월 조직 개편을 통해 기술 총괄 산하 '디지털솔루션센터(DSC)'를 없애고 정보통신 총괄 산하에 '모바일솔루션센터(MSC)'를 신설,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서고 있는 정도다. 업계 전문가는 "휴대폰 산업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어 다양한 응용프로그램 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