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 우려보다 적은 피해

쿠바의 수도 아바나까지 직접적 영향권에 두고 쿠바 전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크에 의한 재산피해 규모가 30억~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유엔은 추정했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엔 구호사무국은 10일 브리핑을 통해 아이크가 쿠바 14개 주의 거의 전역에서 맹위를 떨치면서 14만채의 가옥이 반파 혹은 완파됐다고 밝혔다.

멕시코 일간지 엘 우니베르살은 농작물 70%가 유실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9일 저녁 늦게 쿠바 서부 지역으로 빠져나가 멕시코 만에 진입한 후 서북쪽으로 이동중인 아이크는 다시 힘을 얻어 12일 쯤 텍사스 주를 중심으로 미국 남부지역으로 상륙할 것으로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예상되고 있다.

지난 7일 저녁 쿠바 동부 해안으로 상륙한 아이크는 3급 허리케인으로 가옥, 농작물, 전신주를 파괴하며 서진하다가 다소 세력이 약화됐으며 아바나에서 남서쪽으로 90km 쯤 떨어진 피나르 델 리오 주(州)에 많은 비를 뿌리면서 9일 저녁 1급 허리케인으로 쿠바를 빠져나갔다.

아바나에서는 해안에 인접한 70개 구역이 침수되고 구(舊) 시가지의 한 블록에서 노후 건물 4채가 무너지는 등 16채가 무너졌으나 당초 우려했던 대규모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쿠바 당국은 유네스코가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허름한 건물들이 즐비한 구 시가지에서 물이 빠져나간 후에 건물들이 건조되는 과정에 적지 않은 손괴가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네스코 아바나 사무국의 헤르만 반 호프 국장은 아이크 영향으로 구 시가지 건물 복구작업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지난 1990년대 이후 꾸준히 복구작업을 해왔으나 아직 상당수 건물이 허름한 상태에 있어 폭풍 혹은 폭우는 매우 염려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규모가 정확하게 파악되지는 않고 있으나 재산 피해가 우려보다 적은 가운데 4명이 사망한 것을 제외하고는 9일 추가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쿠바 관영언론은 보도했다.

피나르 델 리오 주의 민방위 책임자 올가 리디아 타피아는 관영TV의 9일 저녁 뉴스에서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얼마 전에 지붕이 날라간 가옥이 반파 혹은 완파되는 등 피해 상태가 조금 악화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피나르 델 리오 주에서는 지난 8월30일 열대성 폭풍 해나가 곧바로 치면서 입은 피해에서 미처 복구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허리케인 아이크를 맞았다.

뉴스 앵커는 또 비야 클라라에서는 바나나 나무의 80%가 꺾어지는 등 농작물의 70%가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쿠바 일간지 '아델란테'는 카마게이 지방에서는 "세찬 바람이 몰아치면서 전기.전화선이 끊어졌으며 산업 및 관광시설 그리고 학교, 민가, 다목적 창고 등이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