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RN `컴퓨팅그리드' 구축..세계 컴퓨터들과 연결

10일 대단원의 막이 오르는 세계 최초의 `빅뱅'(우주 대폭발) 재현 실험에서 나오게 될 각종 데이터들을 모두 저장하는데는 얼마 만큼의 메모리 용량이 있어야 할까.

제네바에 위치한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 과학자들은 적어도 CD 2천만장의 용량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CERN측은 과학자들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 신속하고 용이하게 접근하고 저장할 수 있도록 제네바의 CERN 본부에 `컴퓨팅 그리드'를 구축해 전 세계 약 140개의 대학 및 실험실들의 컴퓨터들을 연결했다고 스위스터뉴스가 9일 전했다.

세계 최대의 입자 가속기인 대형강입자충돌기(LHC)의 스위치가 켜지고 10일 오전 9시30분(한국시간 오후 4시30분) 첫 수소 양성자 빔이 발사되면, 그 순간부터 1초당 300 메가바이트의 속도로 데이터가 만들어 지게 된다.

우주 탄생의 비밀에 관한 정보들은 제네바와 프랑스 국경지대 지하 100m, 길이 27㎞의 원형터널 4곳에 설치된 알리스(ALICE)와 아틀라스(ATLAS), CMS, LHCb 등 4개의 검출실에 설치된 초정밀 검출기들을 통해 쏟아져 나오게 된다.

이런 방대한 양의 정보를 저장해야 할 때에 대비해 CERN은 2002년부터 시작해 그리드 테크놀러지를 완성시켰다.

이들 정보는 맨 먼저 CERN에 저장되고 백업 된 직후, 2단계 컴퓨터들로 보내져 좀 더 정제가 되며, 그 다음 3단계에서는 CERN내의 모든 컴퓨터와 공유되는 동시에 접근허가를 받은 모든 과학자들이 자기 PC로 접근할 수 있게 된다.

CERN의 이안 버드 컴퓨팅 그리드 프로젝트 책임자는 "원형 소프트웨어를 이처럼 대규모로 사용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전환하는 게 최대의 숙제였다"면서 "이 그리드는 본래 컴퓨터 센터들을 한데 묶는 소프트웨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실험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CERN의 과학자들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앞으로 1년 정도후에 어떤 결론들, 가능하다면 과학적 돌파구를 여는 그런 결론들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실험의 목표는 `신(神)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Higgs Boson.반물질)를 찾고,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베일에 가려있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그리고 `블랙홀'의 실체 등을 규명하는 것이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