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 조정이 길어지면서 코스피 지수 1300 붕괴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미국 정부의 패니매와 프래디맥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 소식에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다소 누그러지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자사주 지분 확대에 나서거나 주식을 증여하는 등 현지수를 바닥으로 인식하는 대주주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은 주가 안정을 위해 지난 7월 이후 자사 주식을 꾸준하게 매입하고 있다.

성 회장은 지난 5월 이후 경남기업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자 지난 7월 11일부터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7월 한달 동안 16만1740주(1.03%)를 매입, 보유지분을 19.16%로 확대했다.

성 회장은 8월 들어서도 유동성 위기 루머 등으로 하락세가 지속되자 자사주 매입 강도를 더욱 높였다. 그는 8월 1일부터 지난 3일까지 경남기업 주식 36만5000주(2.31%)를 장내에서 매입, 보유지분을 21.47%까지 늘렸다.

반도체 전공정 장비업체인 테스의 대주주인 주숭일 대표와 등기임원인 이재호 부사장은 최근 장내 매수를 통해 자사주를 추가매수했다. 주 대표가 2만주, 이 부사장이 8829주를 매수해, 보유지분은 각각 27.27%와 4.94%로 늘었다.

테스 관계자는 "증시상황과 경제상황이 안 좋긴 하지만 중장기 성장성은 충분한 만큼 심리적으로 과도하게 하락했다고 판단돼, 직 접 매입하게 된 것"이라며 "다른 임원들도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는 데 공감해 자사주 매입을 실행 또는 적극 고려중에 있다"고 말 했다.

플라스틱 배관제 전문기업인 프럼파스트의 대주주인 원재희 대표이사도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2일까지 자사주식 5만9237주(0.96%) 를 장내에서 매수, 보유지분을 기존 26.07%에서 27.03%로 늘렸다.
최근 주가 하락기에 증여에 나선 대주주도 있다. 이찬승 능률교육 대표는 처와 자식에게 자사주식 9만주씩을 지난달 19일 증여했다.

능률교육측은 이번 증여에 대해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밝혔지만 "향후 주가 전망이 좋은 주식이라면 절세를 위해서는 주가 하락기를 이용하라"는 세무 전문가들의 조언을 따른 셈이다.

일반적으로는 증여를 하면 증여 시점의 가격이 세금을 매기는 기준인 증여가액이 되지만 상장주식의 증여가액은 증여일 전후의 2개월(합쳐서 4개월)간 종가를 평균해 산정하도록 하고 있어, 주가가 많이 떨어진 이맘때쯤이 호기라는 설명이다.

한 자산 운용사 매니저는 "회사사정을 가장 잘 아는 대주주의 지분 매입이나 주식의 증여가 주가 바닥에 대한 인식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를 단순 호재로 받아들여 추격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금융시장의 불안이 종식되지 않은 만큼 지수가 안정되는 모습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