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유진투자증권(옛 서울증권)을 재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9일 유진투자증권 재매각에 대해 "아직 매각 대상자 등 최종 결정된 것은 없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유진그룹은 지난해 3월 서울증권을 1800억원에 인수한 뒤 올해 초 유진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바꾸고 "대규모 지점 확대와 전산 부문에 대한 과감한 투자 등을 추진하고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도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밝혀온터라 갑작스레 재매각을 검토하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6월부터 1년 넘게 교보증권 인수를 추진하다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해 지난 7월 공식적으로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유진 관계자는 이와 관련,"레미콘업계 1위인 유진기업을 이끌어온 유경선 회장은 1등 기업만이 가진 생존력에 대한 얘기를 자주 강조해왔다"며 "그룹의 내실을 다진다는 관점에서 유진증권 재매각 방안 검토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증권을 인수해 1등 증권사는 아니더라도 상위 증권사로 키우려던 계획에 한계를 느낀 유 회장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몸값'이 나갈 때 다시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당초 기대와 달리 유진증권을 상위 증권사로 키우는 데 한계를 느낀 것도 재매각을 검토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올 들어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주식 거래대금이 급감,지난해 301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유진투자증권은 올 2분기에 16억원의 적자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통합법을 앞두고 증권사 진입이 쉬워진 데다 적자가 지속되면 퇴출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미리 매물로 내놓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