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단 조사..일부 독자 "신문 바꿨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우리사회의 뜨거운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작 광우병에 대한 사전 기초지식은 낙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재단은 8일 월간 '미디어 인사이트'에 게재한 '수용자가 본 촛불정국과 언론'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난달 초 19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를 실시한 결과 광우병 기초지식 점수가 100점 만점에 평균 36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간광우병이 처음 발생한 국가나 사망사례, 전염경로 등 광우병과 관련한 일반적 지식 5개 문항을 O, X 형태로 질문한 결과였다.

특히 `인간광우병은 나이에 관계없이 젊은 사람이나 나이든 사람이나 모두에게 발생한다(정답 X)'는 문항에선 정답률이 19.4%로 가장 낮았다.

조사를 맡은 황치성 언론재단 선임연구위원은 "문항선별에 객관성은 부족하지만 이처럼 점수가 낮은 것은 언론이 찬반논란을 벌이고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전에 기본적 정보제공에 충실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본질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국민건강 문제였는데 언론이 본질은 제쳐놓고 논란만 벌이는 데 급급해 이런 결과가 빚어졌다"고 지적했다.

조사결과 응답자들은 여전히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감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감이 `완전 해소됐다'와 `어느정도 해소됐다'는 답변은 각각 5.6%와 19.5%에 불과한데 반해 `별로 해소된 것이 없다'는 31.5%,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는 23.1%에 이르렀다.

`미국산 쇠고기를 사먹지 않겠다'는 답변자도 절반에 가까운 45.8%였고 `좀더 지켜본 뒤에 결정하겠다'는 유보적 입장은 22.2%였다.

이와 함께 촛불정국 와중에 일부 신문 구독자나 인터넷 포털 이용자들이 기존에 보던 신문매체나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다른 매체로 바꾸는 등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3.3%가 보던 신문을 바꿨으며 2.7%는 신문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기존에 이용하던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바꾼 응답자도 2.7%, 바꿀까 생각중인 응답자는 0.4%에 달했다.

황 연구위원은 "촛불정국 와중에 언론수용자들의 눈에 비친 주류언론의 모습은 실망 그 자체였다"며 "어느 한부류의 신문만 읽는 독자들은 해당 신문의 이념적 성향과 다른 견해에 대해 아예 무시를 하거나 적대시하게 된다는 점에서 보도관점의 다양성과 균형성이 무엇보다 중시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