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투자청(GIC)과 일본 미쓰이스미토모금융그룹이 KB금융지주의 새로운 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취득하게 된 자사주를 전략적으로 매각한다는 방침이며 일부 지분은 올 연말 안에 전략적 혹은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배정될 것"이라고 7일 말했다.

이에 따라 지분 매입을 적극 희망하고 있는 GIC와 미쓰이스미토모가 각각 3~4% 정도의 지분을 가져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일각에선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제치고 ING그룹이 다시 KB금융지주의 최대 주주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황 회장은 "자사주 매각 과정에서 가격과 금융감독 당국이 정한 대주주 자격 기준 등을 두루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KB금융지주가 확보하게 될 자사주는 7396만주로 총 발행주식(3억5635만주)의 20.75%에 달한다.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국민은행 주식을 지주사로 이전하면서 생기는 1860만주(5.22%),주주들의 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라 매입해야 하는 3826만주(10.73%),1조원을 투입해 별도로 사들이는 1710만주(4.80%) 등이다.

금융계에 따르면 GIC가 적극적으로 KB금융지주에 구애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GIC는 KB금융지주 지분 인수를 위해 국내 한 법무법인에 법률자문을 의뢰한 상태이며 KB금융지주의 주식을 은행법상 동일인 소유한도인 4%까지 사들이길 희망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GIC의 경우 금융주력사업자 등의 문제 때문에 4% 이상은 쉽지 않을 것이며,가격이 맞는다면 2∼4%의 지분을 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주요 금융그룹들도 대부분 KB금융지주 주식을 갖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미쓰비시UFJ 미쓰이스미토모 미즈호 미쓰비시UFJ 등이다. KB금융지주는 그러나 일본 금융그룹들에 골고루 나눠주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1~2%의 지분을 여러 군데 배정하는 것보다 한 곳에 3~4%의 지분을 몰아주는 것이 국제금융시장에서의 협력과 공조 등의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가운데 미쓰이스미토모는 국민은행과 업무 제휴를 맺고 있어 다른 곳에 비해 우선 고려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국민은행의 최대 주주였던 ING그룹도 추가 지분 인수를 원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영업이나 KB금융그룹과의 전략적 관계 등을 고려해 지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ING그룹은 현재 국민은행에 임원을 파견해 놓고 있는 등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만약 KB금융지주가 ING그룹에 1~2%의 지분을 배정한다면 ING그룹은 국민연금을 제치고 KB금융지주의 최대 주주가 된다.

이와 더불어 일부 중동계 자본도 이미 KB금융지주 지분 매입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KB금융지주는 글로벌 은행으로의 도약을 위해 중동계 자본과 제휴 차원에서 자사주 매각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박준동/조진형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