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부산 비엔날레가 6일 71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하면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는 젊고 현대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특히 많이 눈에 띈다.

이두식 운영위원장은 "점점 경계가 흐릿해지는 아트페어와의 차별화를 위해 비엔날레는 실험성이 높은 작업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말로 전시 작품 선정 기조를 설명했다.

올해 부산 비엔날레는 실험성을 은유하듯이 예술가의 창작욕구를 해소한다는 뜻을 담은 '낭비'를 주제로 해서 현대미술전, 바다미술제, 부산조각프로젝트의 3가지 구성으로 진행된다.

이 중 현대미술전은 부산시립미술관과 수영요트경기장에서 치러진다.

메인공간인 시립미술관 1층에 들어서면 일본 니시오 야스유키(39)의 대형 조각인 '쾅 , 세일러 마스'가 관객들을 맞는다.

2층에는 예수를 무릎 위에 놓고 슬퍼하는 마리아의 모습을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FRP)과 철 조각으로 표현한 이용백(42)의 조각 '피에타', 포르노를 연상시키는 야한 이미지 때문에 별도의 미성년자 관람불가 공간에 전시된 브루스 라브루스(44.캐나다)의 사진, 카토고(44.일본)의 대리석 조각, 몽상적인 내용을 담은 미야오 샤오춘(44.중국)의 애니메이션 등이 전시된다.

3층에서는 붉은 카펫을 깔고 영상을 보여주는 수드 비어(35.미국)의 영상 설치작, 매일 나무 조각과 목탄 그림 작업을 한다는 카민 릇차이프라슨(44.태국)의 조각 366개와 목탄 그림 366개, 레이저 쇼를 연상시키는 시미즈 지오(42.일본)의 '클라이젠 플라스크' 등을 만날 수 있다.

또 여성의 가슴을 연상시키는 피나리 산피탁(47.태국)의 설치작과 벽면에 그려진 허구영(42)의 그림 '이중 그림자', 스멀스멀 움직이는 솜을 바닥에 설치한 홍명섭(60)의 설치 및 렌티큘라 작품도 전시가 이뤄진다.

수영요트경기장에서는 전준호(39)의 설치 작품인 '부활 예수상'과 거대 영화사와 초국적 기업을 비꼰 김기라(34)의 영상과 설치물을 만나게 된다.

광안리해수욕장 백사장과 민락동 미월드 놀이공원 내 건물의 예식장과 스포츠센터 등 빈 공간을 활용해 연 '바다미술제'는 더 실험적인 작품들로 채웠다.

우선 실내 전시작으로는 자가 성형수술 과정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는 프랑스 행위 예술가 오를랑(61.프랑스)의 영상과 사진, 베이비 파우더로 도시 모습을 만든 니판 오라니웨스나(46.태국)의 설치물, 시간이 지나면서 공기 속으로 증발하는 나프탈렌으로 작업하는 미야나기 아이코(31)의 조형물 등을 볼 수 있다.

야외인 해수욕장에는 생화와 조화를 섞어놨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생화는 썩고 조화만 남도록 한 유승재(38)의 설치물, 망원경으로나 볼 수 있는 바다 가운데 바위 위에 설치한 김종구(45)의 인체 조각, 백사장 모래를 파고 그 안에 부산 모습을 재현한 김미애(45)의 '유물' 등이 놓여있다.

부산조각프로젝트는 APEC나루공원에서 펼쳐지는데, 로버트 모리스(77.미국), 데니스 오펜하임(70.미국), 한원석(37) 등 20점의 조각 작품으로 꾸며진다.

이밖에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간인 지하철역과 부산시청 등지에서도 전시가 진행된다.

(부산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