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잠정합의안 부결] 勞勞간 '밥그릇 싸움'에 협력사들 파산 위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현대자동차 노조는 도대체 얼마를 더 받아야 만족하나,안그래도 썰렁한 추석 대목 경제를 완전히 파탄낼 것인가. ""노노 간 정치세력 다툼에 중소 협력업체들만 골탕을 먹게 생겼다. "
현대차 협력회사 직원들이 추석 대목을 앞두고 5일 현대차 조합원들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부결시킨 데 대해 '21년 귀족노조의 배부른 투정'이라며 맹비난했다.
경주 외동공단의 한 협력회사 직원은 "밤낮없이 일해도 한 달 겨우 200만원 받기도 힘든데 현대차 노조의 잇단 파업과 잔업,휴일 특근 거부 등으로 이마저도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불경기로 안그래도 삶이 팍팍한데 올 추석은 더 썰렁하겠다"고 걱정했다.
그는 "현대차 조합원들은 기본급 8만5000원 인상에 성과급 300%,일시금 300만원 지급 등 거의 700만원을 받는데 여기에 만족 못하면 도대체 얼마나 더 달라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1차 협력업체인 한일이화 조합원들은 현대차 강성 조직들이 임금인상안이 협력업체보다도 못하다며 비교대상으로 자신의 회사를 거론한 데 대해 분노에 찬 분위기다. 이 회사 노조의 박한용 사무국장은 "현대차 노조원들이 해마다 평균 8만5000~9만원 정도 인상할 때마다 협력업체는 6만원 이상 넘겨본 적이 없다"면서 "심지어 현대차 조합원들이 100% 보장받는 의료비와 등록금 혜택은 꿈도 못 꾸는데 이번에 일시금을 조금 덜 받았다고 해 잠정합의안을 부결시킨 게 맞느냐"고 반발했다.
또 내년 9월부터 하루 3시간 일을 덜해도 임금은 똑같이 보장받는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행하면서도 이에 불만을 품고 조합원을 선동하는 강성 조직에 대한 비난여론도 높다. 경주의 한 자동차 협력업체 사장은 "현대차 노사가 이번에 합의한 새 근무 시스템인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에 맞춰 첨단 생산 설비 확충과 공장부지 확보 등을 위해 사채라도 빌리러 다녀야 할 지경"이라면서 "이런 중소기업의 현실은 고려하지 않은 채 오로지 노조는 그들만의 배부른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분개했다.
현대차의 한 조합원(아이디 현대차)도 이날 현장조직 게시판을 통해 "노조 내부의 권력싸움 때문에 희생당하는 중소 협력업체나 수많은 서민들의 원망과 눈물이 무섭지도 않은가"라며 "모든 것은 부메랑이 돼 언젠가는 되돌아오게 마련이다"고 개탄했다.
지난 3개월여 동안 노사협상 타결만을 학수고대해왔던 울산시민들도 추석을 앞두고 현대차 노조원들이 잠정합의안을 부결시키자 노조에 대한 불만이 분노로 뒤바뀌고 있다. 울산 남구의 한 음식점은 "현대차 노조원들은 이제 손님으로 받지 않겠다"고 밝히는가 하면,일부 시민단체는 '현대차 불매운동'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울산상공회의소 한 관계자는 "노조 계파 간 정치싸움이 발단이 된 이번 부결 사태는 현대차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크나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울산지역 추석대목 경제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우려했다.
음식업 중앙회 울산광역시지회와 울산개인택시조합,울산지역 140여개 시민·사회·경제단체들로 구성된 행복도시 울산협의회는 이번 사태가 극한 노노갈등으로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노사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