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가 지난 외환위기 때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만큼 지금을 투자의 기회로 볼 수 있다. "

4일 오후 증권선물거래소 주최로 열린 긴급 간담회에 참석한 국내 대표적인 증시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날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이구동성으로 "제2의 IMF 금융위기는 없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를 보고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미국 부동산경기가 안정화되는 등 글로벌 경기가 4분기부터 서서히 올라설 분위기"라며 "경기회복 신호는 선진국들의 경기선행지수에서 찾을 수 있는데 4분기 이전에 저점을 찍고 내년 상반기에는 회복기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수적인 관점으로 유명한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우리 기업들의 체질이 비교적 건전해 시간과 관용을 주면 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 전문가인 마득락 대우증권 FICC본부장은 "올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외국인 보유 채권 규모가 약 110억달러이고 이 중 67억달러는 이번달 내"라면서도 "이미 지난 7월 36억달러를 대거 인출해 갔는 데도 불구하고 국내 채권시장이 흔들리지 않았다"고 못박았다.

윤석 크레딧스위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2005~2006년까지 사들인 주식의 약 70%를 판 상태이긴 하지만 최근 브릭스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장기적으로 시장의 리더십이 원자재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옮겨올 수 있다"며 "내년 초 외국인들이 자산 배분을 새로 하면서 낮아진 한국 비중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과 전병서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떨어진 건 사실"이라며 "10년에 한 번 오는 투자 적기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