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리먼 인수 여전히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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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공제회가 산업은행이 추진 중인 미국 4위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의 인수에 참여할 의향이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리먼 브러더스가 관련돼 있는 대형 헤지펀드가 청산하면서 리먼 브러더스가 추가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산업은행의 리먼 인수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조영호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4일 "리먼 브러더스 인수와 관련해 산업은행으로부터 아직까지 구체적 제안이 오지는 않았지만 제안이 들어온다면 참여를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현재가 투자하기 적합한 때라고 생각한다"며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다면 상당한 자금을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군인공제회의 자산은 7조9000억원 수준이다.
국내 기관투자가 중 산업은행의 리먼 브러더스 인수에 동참 가능성을 밝힌 곳은 군인공제회가 처음이다. 우리 신한 하나 등 시중은행들은 하나같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가능성을 부인했다. 연기금도 마찬가지다. 국민연금은 "산업은행으로부터 공동 인수 제안이 오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온다 하더라도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사학연금 관계자도 "산업은행의 요청이 없었으며 현재 리먼 브러더스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연금 관계자도 "국내에서도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데 리먼 브러더스에 투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으며,지방행정공제회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리먼 브러더스가 연관돼 있는 한 대형 헤지펀드가 손실을 내고 청산해 산업은행과의 매각 협상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상품 헤지펀드 회사인 오스프레이 메니지먼트는 28억달러 규모의 핵심 상품펀드가 올 들어 38%의 손실을 기록함에 따라 최근 청산하기로 했다. 리먼 브러더스는 2005년 오스프레이 매니지먼트의 지분 20%를 인수한 바 있는데,이번 상품펀드 청산으로 리먼 브러더스가 영향을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리먼 브러더스가 헤지펀드 청산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의 손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산업은행과 리먼 브러더스 간 협상이 단기간에 끝나기 힘들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정태웅/조성근/박준동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