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전문가들은 원ㆍ달러 환율의 중장기 전망에 대해 당분간 상승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며 경상수지 적자가 개선되더라도 원ㆍ달러 환율이 1000원 선 위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김인근 ABN암로 이사는 "9월을 어떻게 넘기느냐가 중요하다"며 "9월 위기설로 환율이 과도하게 오른 측면이 있지만 상승 흐름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무역수지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한꺼번에 크게 좋아지기 어렵다"며 "환율이 안정되더라도 하락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말 원ㆍ달러 환율을 1120~1130원으로 예상했다.

임지원 JP모건체이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상수지가 본격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환율상승 압력이 계속될 것"이라며 "3~6개월 숨고르기에 들어가겠지만 내년 연말까지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승모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차장은 "환율이 상승흐름인 것은 맞다"며 "하지만 지금은 지나치게 과열된 양상"이라고 말했다. 홍 차장은 "올해 환율 고점을 1085원으로 봤다"며 "1100원 이상이면 과열국면이다"고 밝혔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패닉상태가 진정되면 원ㆍ달러 환율이 9월을 정점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며 "1년 내에 1000원 선 아래로 가기는 힘들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환율이 급격히 오른 만큼 급격히 하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도 "연말로 다가가면서 유가 하락 등으로 무역수지와 경상수지가 호전되면서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극단적인 비관론도 있다. 이진우 NH선물 금융공학실장은 "지금은 환율 전망치 등 숫자 자체가 의미 없는 논란"이라며 "10년 만의 미니 외환위기라고 불릴 수 있는 상황에서 시장투자자들이나 기업들이나 일단 살아남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