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급조정 속에서 주가가 액면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3일 증권정보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액면가보다 주가가 낮은 상장사는 총 150곳에 달해 지난해 말(48곳)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21개사에서 52개사로,코스닥 기업은 27개사에서 98개사로 늘어났다. 주가가 액면가보다 낮다는 것은 시가총액이 자본금보다도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말에는 액면가보다 주가가 낮은 기업들은 대부분 영업실적이 없는 사실상 '껍데기' 상장사였던 반면 이번에는 주가가 액면가보다 미치지 못하는 150곳 가운데 51곳이 올 상반기에 영업흑자를 기록했던 것으로 나타나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무차별 투매에 따라 실적이 좋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액면가를 하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행남자기의 경우 이날 역시 주가가 6.85% 급락한 2310원에 마감해 액면가 50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상반기 실적은 매출 259억원에 영업이익 4억원을 기록하는 등 좋은 편이다. 이에 따라 PBR는 0.61배에 불과한 수준이다.

상반기 매출 1165억원에 영업이익 58억원을 거둔 동양매직 역시 주가가 액면가(5000원)보다 크게 낮은 3145원에 머물러 PBR가 0.66배에 그치고 있다.

이외에도 CNH캐피탈엑큐리스 대주산업 이엔페이퍼 진흥저축은행 보루네오 한성기업 미래와사람 등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거나 증가했지만 주가는 액면가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액면가를 밑도는 증권주들도 있다. 지난해 12월 1만2350원까지 올랐던 KTB투자증권은 최근 주가 급락으로 2일부터 액면가(5000원) 밑으로 떨어졌다. 메리츠증권도 액면가(1000원) 수준을 맴돌고 있다. 고유가로 고전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7월부터 액면가(5000원)를 밑돈 채 거래되고 있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자본이 잠식되지 않고 자산가치가 있는 흑자 기업의 주가가 액면가보다 낮은 경우는 저평가됐다고 할 수 있다"며 "최근 실적이 좋고 PBR가 낮은 기업들은 액면가 이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